은행 외화예금 올리자 시장관심 '뚝' 떨어져
미국채 금리 변동성 확대로 달러RP 이자율 못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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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지완 기자] 달러 투자 열풍이 사그라들 조짐이다. 증권사들의 원화강세 전망이 잇따르면서 ‘달러RP’ 잔고가 빠르게 감소 추세다. 또, 은행들이 외화예금의 이자율을 높이면서 증권사 ‘달러RP’ 의 상대적 경쟁력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기관별 달러표시RP 월말 잔량은 지난해 11월말현재 12억달러 수준으로2015년말 20억달러에서 11개월만에 8억달러 감소했다. 전고점인 2015년 3월말의 28억달러에 비하면 16억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연 2.00%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달러RP 판매에 집중했던 대신증권 역시 지난해 9월말 2억6789만달러 수준까지 치솟던 달러RP 규모가 최근 1억9955만달러까지 떨어졌다. 불과 석달만에 전체 수탁고의 25%가 빠져나갔다.
다른 증권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한금융투자의 달러RP 잔고는 지난해 11월말 3억100만달러에서 1월 현재 2억5000만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약 17%가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 달러RP 잔고 역시 1억3400만달러에서 지난해말 1억800만달러로 줄었고,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10월말 2억3973만달러를 정점으로 12월말 기준 1억7774만달러 수준이다.
◆ 줄곧 '달러투자' 외친 대신증권, 하우스뷰 '흔들'
‘달러’투자의 대명사로 거듭난 대신증권의 ‘하우스뷰(시장전망, HouseView)’도 요즘 흔들리는 분위기다. 하우스뷰 ‘달러자산, 그 가치는 커진다’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리서치센터내 달러/원 환율전망은 다소 누그러졌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가 전망한 2017년 분기별 달러/원 환율은 ▲1분기말 1160원 ▲ 2분기말 1165원 ▲3분기말 1195원 ▲올해말 1200원이다. 지난 9일 달러/원 환율 종가인 1208원보다도 낮다. 대신증권의 달러RP 잔고는 석달새 25% 줄었다.
문남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연구위원은 “트럼프 취임후 보호무역주의가 재정 정책보다 부각되면서 달러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트럼프 집권후 달러는 계속 상승하기 어렵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도 약세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기현상을 두고 익명을 요구한 대신증권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달러약세 전환에 대한 의견도 나왔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대신증권 트레이드 마크로 굳어진 ‘달러 투자’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달러약세 전망 대열에 속속 합류하는 추세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국채 금리상승이 달러 강세를 초래했지만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세”라며 “유로존의 긴축정책 전환으로 달러 약세 압력이 높아지면서 연말 달러/원 환율은 1100원 수준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트럼프와 옐런 간 정책 불협화음 조짐은 강 달러 요인이나 정책 조정 과정에서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시행으로 약 달러가 유도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 역시 연말 달러/원 환율로 1100원을 제시했다.
◆ 안정성 높은 은행 외화예금 이자 오르자 경쟁력 상실
달러RP는 지난해와 달리 수신 및 운용 측면 모두 상황이 악화 추세다.
김재형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부 차장은 “지난해는 달러RP상품 이자율이 높았지만 은행들이 외화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측면이 있다”면서 “운용측면에서도 KP물(달러 외화표시 채권)의 금리변동이 확대되면서 수익내기가 어려워졌다. 즉, 이러한 운용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달러RP 이자율을 높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10일 KEB하나은행의 외화정기예금 금리는 ▲ 7일 미만 0.2166% ▲ 7일~1개월 미만 0.3147% ▲ 1~3개월 미만 0.3952% ▲ 3~6개월 미만 0.6025% ▲6~12개월미만 0.8345% ▲12개월 1.1962% 등이다.
반면 증권사의 달러RP 금리는 ▲7~30일 0.30~0.65% ▲31~60일 0.50~0.70% ▲61~90일 0.60~0.90% ▲181~365일은 0.80~1.15% 수준이다. 지난달 26일부터 9일까지 4개 증권사가 0.1~0.2%p 수준에서 달러RP 이자률을 올렸지만 1년을 투자할 경우 은행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사실상 외화예금보다 안정성에 밀리는 증권사의 ‘달러RP’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
한편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책 수혜주’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문 연구위원은 “최근 투자자들은 ‘달러’자체에 투자하기보다 트럼프 정책수혜주로 분류되는 인프라, 부동산 또는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뱅크론(시니어론) 등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국 금융권 시중금리와 연동되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H)[대출채권]클래스A’펀드로 1월9일까지 236억원이 유입됐다. 지난해 1년간 유입된 금액 284억의 83%가 단 일주일만에 유입됐다. 특히 달러가치 상승에 수익폭이 확대되는 동일유형의 언헤지(UH)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23억원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9일 기준으로 설정액 6395억원의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대출채권) Class A’펀드의 9일 기준 전체설정액 6395억원 가운데 855억원이 1월이후 유입됐다. 반면, 달러가치와 연동되는 달러ETF 순자산은 지난해 10월초 2369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12월초 2041억원까지 줄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