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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재인, 재벌개혁 공약 발표…삼성·현대차·SK·LG 정조준

기사입력 : 2017년01월10일 14:20

최종수정 : 2017년01월10일 14:20

[뉴스핌=이윤애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0일 재벌개혁의 주 대상으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재벌을 정조준했다. 문 전 대표는 "재벌 가운데 10대재벌, 그중에서도 4대재벌의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자신의 정책캠프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제3차 포럼 '재벌적폐 청산,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은 대선정책 구상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구체적 개혁 방안으로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 ▲중대경제범죄 무관용 원칙 ▲제2의 삼성물산 사태 발생을 막기 위한 '이재용 방지법' 제도화 등을 내놨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시스>

◆다음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기조연설 전문

재벌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도, 경제성장도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모두는 풍요롭고 정의로운 삶을 원합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함께 성장하고, 성장으로 이룬 소득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나라입니다.

그동안 재벌경제는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공정한 시장을 어지럽혔습니다.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로 서민경제를 무너뜨렸습니다. 함께 이룬 결과물을 독차지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았습니다. 이제 재벌경제는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재벌 자신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에 단호하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재벌적폐를 청산해야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 모두 잘 사는 나라로 갈 수 있습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역대정부마다 재벌개혁을 공약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의 의지가 약한 탓도 있었고, 규제를 피해가는 재벌의 능력을 정부가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만큼은 꼭 하겠다는 실현가능한 약속만 하고자 합니다.

30대 재벌 자산 대비 비중을 살펴보면, 삼성재벌의 비중이 1/5, 범삼성재벌로 넓히면 1/4에 달합니다. 4대재벌의 비중이 1/2, 범4대재벌로 넓히면 무려 2/3입니다. 반면에 범4대재벌을 제외한 중견재벌의 경우 1/3은 부채비율이 과다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부실상태입니다. 재벌도 양극화해서, 경영이 어려운 재벌도 많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벌 가운데 10대재벌, 그 중에서도 4대재벌의 개혁에 집중하겠습니다.

재벌개혁의 첫째 과제는, 지배구조를 개혁해서 투명한 경영구조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재벌총수일가는 분식회계, 비자금조성, 세금탈루, 사익편취 등 수많은 기업범죄의 몸통이었습니다. 재벌총수의 불법적이고 불투명한 경영고리를 끊어내고 기업을 건강한 기업윤리와 투명한 경영으로 재생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특히 집행을 엄정하게 하겠습니다.

우선 총수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서면투표를 도입하여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에 편들지 않는 공정한 감사위원과 이사가 선출되도록 제도화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먼저 공공부문에 노동자추천이사제를 도입하고, 이를 4대재벌과 10대재벌의 순으로 확대하여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길을 열겠습니다.

기업 밖에서는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시켜 재벌총수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재벌총수가 회사에 피해를 입히거나 사익을 편취한 사실이 드러나면 소액주주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대표소송 단독주주권을 도입하겠습니다.

또한 재벌총수의 사익편취가 주로 비상장계열사에서 일어나는 점을 감안하여 다중대표소송과 다중 장부열람권도 제도화하여 재벌총수와 맞설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러한 개혁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상법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바랍니다.

재벌의 중대한 경제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세우겠습니다. 중대한 반시장범죄자는 기업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하여 시장에서 퇴출시키겠습니다. 또한 법정형을 높여 집행유예가 불가능하게 하고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겠습니다.

둘째, 재벌의 확장을 막고 경제력 집중을 줄여 나가겠습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크기가 100배 차이인 1위 삼성과 65위 기업이 동일한 재벌규제를 받습니다. 우선적으로 10대 재벌에 집중하여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전체 대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겠습니다.

무늬뿐인 지주회사로 전락하여 오히려 재벌의 문어발 확장의 수단이 되고, 3세 승계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주회사 요건과 규제를 강화하겠습니다. 자회사지분 의무소유비율을 높이겠습니다.

재벌들이 골목상권을 넘보면 안 됩니다. 재벌의 업종확대를 제한하여 재벌 2세, 3세가 더 이상 서민의 생존권을 빼앗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일감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 납품단가후려치기 같은 재벌의 갑질 횡포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수사를 강화하고 엄벌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 중소기업청 등 범정부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은 중소기업이, 서민기업에 적합한 업종은 서민기업이 경영하는, 더불어 상생하는 시장경제가 이뤄지게 하겠습니다.

금융이 재벌의 금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금산분리로 재벌과 금융은 분리시키겠습니다. 금융시장은 기업의 행위를 객관적 입장에서 감시하고 감독하여 효율적으로 자본을 배분하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재벌이 장악한 제 2금융권을 점차적으로 재벌의 지배에서 독립시키겠습니다. 금융계열사의 타 계열사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계열사 간 자본출자를 자본적정성 규제에 반영하는 통합금융감독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셋째, 우리경제를 공정한 시장경제로 만들겠습니다.

재벌개혁은 재벌의 기업활동을 억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총수일가의 사익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입니다. 재벌대기업의 국가경제상의 긍정적 역할을 강화하고, 부정적 측면을 개혁해야 기업이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시장경제가 이뤄질 것입니다.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거래로 하도급 업체에 종사하는 6백만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살아나는 경제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재벌 대기업에 쌓여있는 700조 사내유보금이 중소기업과 가계로 흘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재벌의 갑질 횡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강화하고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처럼 기업으로부터 피해 입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반드시 도입하겠습니다.

대기업이 2015년 한 해에만 납부한 준조세가 16조 4천억원에 달합니다. 법인세의 36%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대기업 준조세금지법을 만들어 정경유착의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고 기업을 권력의 횡포에서 벗어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주주권 행사 모범규준인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의 실효성을 높이고, 그 법제도적 기반으로서 자본시장법도 보완하겠습니다. 그래서 삼성물산 합병에 국민연금이 동원된 것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재벌에게 주어졌던 각종 특혜 구조도 이제 폐지하고 축소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제도는 폐지하거나 축소해서, 늘어나는 재정수입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해나가겠습니다.

2015년 15대 대기업의 한 해 전력소모량은 국가 전체 전력소모량의 15.5%로 5천만 국민의 가정용 전력소모량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이 15대 대기업은 가정용 전기료보다 매년 평균 2조 5천억 가량 적게 내고 있습니다. 수 조에서 수 십 조의 이익이 나는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값싼 산업용 전기료를 현실화해서, 전기료부담을 공정하게 하고, 에너지 과소비형 산업구조를 개선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재벌경제는 이제 국민이 함께 잘 사는 지속적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나서 재벌의 역할을 바꿔주어야 합니다. 확고한 재벌적폐 청산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진국형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해야 합니다.

재벌개혁이야말로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입니다. 경제정의와 함께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소수 재벌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가계 등이 함께 성장하는 국민성장을 이루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재벌개혁으로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할 일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촛불시민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듯이, 시민이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만드는 데도 주역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정부는 시민들이 경제적 권리를 적극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은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때 오늘의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위기가 기회입니다.
이번에 우리가 정경유착,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재벌개혁을 제대로 해낸다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율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재벌개혁으로 경제교체와 국민성장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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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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