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올해 충무로는 희비의 공존이었다. 환영받는 사랑과 그렇지 못한 사랑이 존재했고, 축복받지 못한 영화와 그렇지 못한 영화가 함께했다. 변화와 유지도 함께였다. 그간 충무로를 주름잡던 ‘아재’들 대신 ‘언니’들이 약진이 눈에 띄었으며, 여전히 ‘열일’하는 배우들 덕에 눈과 귀가 즐겁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 극장가를 명대사로 돌아봤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송유미 미술기자> |
◆“내 인생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숙희”…★들의 사랑
올해 영화계를 흔든 가장 큰 사건은 역시나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열애(?)다. 지난 6월 열애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한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보도됐다. 유부남인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오래전부터 불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 이후 두 사람은 스캔들을 인정하지도 반박하지도 않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과는 달리 축복받는 핑크빛 소식도 많이 들려왔다. 시작은 신하균과 김고은이었다. 신하균의 영화 ‘올레’ 개봉 시기에 열애설이 터진 두 사람은 곧바로 소속사를 통해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스쿠어다이빙과 연기라는 공통 취미는 17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마블리’ 마동석 역시 소속사 동료 예정화와 17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시작했다. 당시 신작 ‘두 남자’ 개봉을 앞뒀던 마동석은 뜨거운 관심에 홍보 활동을 자제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이어졌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열애를 밝힌 이들은 또 있다. 내년 초 ‘공조’ 개봉을 앞둔 두 남자 현빈과 김주혁이다. 현빈은 8살 연하 강소라와 김주혁은 17살 연하 이유영과 사랑에 빠졌다. 김주혁과 이유영의 경우, 사랑의 매개체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열애설 이후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현빈과 김주혁은 “서로 좋은 마음을 갖고 있다” “잘 만나고 있다”는 짧은 말로 열애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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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스타 감독의 귀환
스타감독의 화려한 귀환도 눈에 띄었다.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단연 나홍진 감독.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2008) ‘황해’(2010)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곡성’으로 무르익은 연출력을 과시했다. 또 영화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4년 ‘사도’ 선보였던 이준익 감독은 신작 ‘동주’로 클래스의 위엄을 보여줬다. 5억 원이란 저예산에도 불구, 이준익 감독은 완성도 높은 영화를 탄생시켰다. 이에 ‘동주’는 평단의 호평 속에서 117만(손익분기점 27만) 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 성공했다. ‘동주’의 흥행은 1955년 윤동주 시인의 10주기 기념으로 나온 증보판을 복간한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時:윤동주 유고시집’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안착시켰다.
‘깐느박’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로 다시 한번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적 코드를 녹인 ‘아가씨’는 청소년관람 불가와 동성애라는 한계를 딛고 428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김지운 감독은 ‘밀정’으로 추석 극장가를 싹쓸이했다. ‘밀정’ 역시 국내 흥행은 물론,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다수 초청받으며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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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저씨가 만든 거야”…천만 영화가 된 좀비물
지난여름 ‘부산행’의 천만 돌파는 2016년 충무로의 가장 기쁜 일이었다. ‘부산행’은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연상호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인 실사 영화. 한국형 좀비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훌륭한 만듦새, 여기에 한국적으로 녹여낸 스토리가 호응을 얻으면서 영화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부산행’은 개봉 19일째 천만 고지를 넘었다. 역대 한국영화로는 14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8번째 천만 영화였다. 동시에 여름 텐트폴 작품은 물론, 올해 유일무이한 천만 영화였다. 누적 관객수는 1156만5479명. 무엇보다 ‘부산행’의 천만 돌파는 ‘좀비 재난물’이란 장르 영화 성공으로 충무로에 또 다른 족적을 남겼다.
세계적으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부산행’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 계약까지 따냈다. 당연히 수익도 대단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현재까지 벌어들인 돈은 931억7828만3048원이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송유미 미술기자> |
◆“목숨 대신 조국을 택했습니다”…영화로 재탄생한 역사
유독 역사 소재의 영화도 많이 등장한 해이기도 했다. 먼저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텐트폴 작품으로 ‘인천상륙작전’과 ‘덕혜옹주’를 각각 선보였다. 리암 니슨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인천상륙작전’은 X-RAY 작전을 모티브로 했고, 손예진 주연의 ‘덕혜옹주’는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제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러한 흐름은 추석에도 계속됐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밀정’과 김정호의 일대기를 담은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 역사적 사건·인물 소재의 작품이 연이어 극장에 걸렸다. 이외에도 송몽규·윤동주의 이야기를 다룬 ‘동주’와 위안부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귀향’ 등도 올해 개봉한 역사 기반 작품이다.
흥행 타율도 좋았다. 앞서 언급한 작품 중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제외한 모든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돌파, 수익을 창출했다. <②에서 계속>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