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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장벽 부딪친 철강, 안방싸움 '가열'

기사입력 : 2016년11월22일 14:45

최종수정 : 2016년11월24일 20:00

철강사 간 무역제소 현실화…감정싸움‧무역규제 골든타임 놓칠 위기

[뉴스핌=전민준 기자] 중국의 과잉공급으로 촉발된 보호무역 장벽이 국내 철강기업 간 '안방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덤핑제소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세계 무역규제나 수입 철강제품에 공동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은 컬러강판‧H형강 등 해외에서 역수입 하는 비중이 높은 건설용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하거나 공공기관에 신고하는 등의 강도 높은 대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검토 수준에 불과하지만, 올 연말 기업들의 실적과 역수입 제품의 물량이 집계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다는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가 흔들림 없다면, 국내 철강기업들이 선제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수출길이 막히면서 내수시장으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기업과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되면서 가격 외 다방면으로 경쟁양상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컬러강판에 대한 공공기관의 제재 가능성이 가장 높다.

연간 약 120만t 규모의 국내 컬러강판 시장은, 동국제강과 포스코강판,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이 주요 기업으로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매년 증가하는 중국 제품에 위협받고 있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경우 지난해보다 10만t 늘어난 30만t의 중국산 컬러강판이 국내로 유입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수입물량 대부분을, 동국제강 중국 강음공장(연산 50만t)의 생산제품 등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던 터였다.

국내 컬러강판 기업인 동부제철은 최근 동국제강 등의 역수입 제품에 대한 품질 시험을 단행했고, 제품 균열이나 표면 벗겨짐 등의 시험결과를 고객사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및 하부규정에 따르면 일정규모 이상의 공사에서 주요 건설자재·부재는 'KS제품' 또는 시험 실시 결과가 'KS 동등 수준'이거나 '해당 공사 시방서에 적합한 성능을 가진 제품' 등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요 건설자재·부재 중 건설용 강재는 철근, H형강, 두께 6mm 이상의 건설용 강판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KS보다 성능이 미달되는 부적합 철강재를 사용했을 시에는 공급자(생산 또는 수입·판매), 건설업자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에서는 기준 미달 스테인리스 제품을 적발해 공공기관에 심사를 의뢰한 사례가 있으며, 조만간 그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저급 제품은 규격품보다 부식이 10배 이상 빨라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부식된 시설물은 강도 등이 약해져 안전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양사 관계자는 "현재는 검토 수준이다"고 하지만, 내년 상반기 현실화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H형강 시장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제품이 70%가량 장악하고 있다. 국내산 H형강 가격은 포스코 베트남산보다 t당 2만원 가량 비싸며 포스코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H형강은 국산보다 6~8만원가량 싸다. H형강은 단면이 H자 모양인 철강재로 건축물, 선박 등 대형 구조물의 골조나 토목공사에 사용된다.

포스코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작년 7월 베트남에 연산 10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인 포스코SS비나를 준공했다. 작년 11월부터 이 공장에서 생산한 H형강과 철근의 일부를 국내에 수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제소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몇 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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