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계열사 연계 활발…신개념 펀딩으로 자금 수혈
[뉴스핌=송주오 기자] KB금융그룹이 핀테크 업체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핀테크 업체와 계열사 간 제휴를 통해 실제 업무에서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 크라우드 펀딩과 매칭 투자를 결합한 신개념 투자 프로그램으로 핀테크 업체의 자금 수혈을 돕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핀테크 업체 육성을 위한 'KB 스타터스 밸리'를 운영 중이다. KB 스타터스 밸리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두루 갖춘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입주공간 제공 및 투자연계, 멘토링, 제휴 사업 추진 등 전방위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16개의 핀테크 업체가 KB 스타터스 밸리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으며 이들은 KB금융 계열사가 운영하는 각종 플랫폼과 서비스에 반영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실제 좋은 기술력을 보유했음에도 여력 부족으로 상용화까지 이르지 못한 핀테크 업체들이 KB 스타터스 밸리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4월 KB 스타터스 밸리 연구공간에 입주한 지코드이노베이션은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개인인증서(Seed)에 비밀 패스코드로 전자 서명하는 기술인 패스콘(PSSCon) 특허를 보유한 1인 기업이다. 지코드이노베이션의 기술력과 보안성, 편의성 등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상용화에 이르진 못했다. 이 업체는 연구공간 입주를 계기로 KB핀테크HUB 센터로부터 사업화를 위한 멘토링을 제공 받는다.
KB금융의 핀테크 업체 육성은 단순히 사업 전반의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계열사의 서비스에 핀테크 업체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모바일 앱 위험 탐지 및 해킹 방지솔루션 업체인 락인컴퍼니와 모바일 및 웹 채팅 솔루션 업체인 센드버드의 기술은 국민은행이 추진 중인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적용될 예정이다.
머신러닝 기반의 의료 및 금융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라인웍스는 국민은행과 협업을 통해 퇴직연금 자산컨설팅 고도화에 기여하고 있다.
KB금융은 핀테크 업체 육성은 해외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6월 금융위워원회 주관의 ‘동남아 핀테크 로드쇼 2016’에서 KB글로벌 디지털 뱅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KB글로벌 디지털 뱅크 서비스는 국내 핀테크 업체 기술을 접목해 누구나 가입 가능한 충전식 월렛(Wallet) 기반의 모바일 뱅크로 계좌이체, 해외송금, P2P결제 등 금융서비스와 메세징 등의 비금융 서비스가 결합한 모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핀테크 기술의 상용화와 이들 기업과의 해외동반 진출, 디지털 뱅크를 통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4개의 국내 핀테크 업체와 ICT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비스 시연을 통해 캄보디아 정부 및 관련 기업들에게 국내 핀테크 기술을 상담하며 국내 핀테크 업체의 현지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왼쪽부터 정성호 KB국민카드 미래사업본부 전무, 전우정 쿠프마케팅 사장,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권은경 디엔엑스 대표, 이동익 해빗팩토리 대표, 정회석 얍컴퍼니 이사, 강대명 KB국민은행 미래채널본부 상무.<사진=KB금융> |
◆'크라우딩+매칭' 투자로 자금난 해결
KB금융은 핀테크 업체 육성을 위한 자금 조달에 있어 색다른 방법을 도입했다. 증권형 크라우딩 펀딩에 매칭 투자를 결합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은 KB핀테크HUB센터가 발굴한 핀테크 기업을 오픈트레이드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일반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준금액 펀딩에 성공하면, KB투자증권에서 동일 금액의 투자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 1월 25일 프로그램 개시 첫 날 모비틀, 와이즈모바일, 와이즈케어, 더페이 등 4개의 핀테크 업체들이 오픈트레이드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을 받아 총 8억4000만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KB투자증권은 기준을 만족한 4개 업체에 대한 투자 청약 및 대금 납입을 마쳤으며 그에 따라 각 업체의 지분을 취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그룹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 할 예정"이라며 "현재 KB핀테크 HUB센터를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들은 핀테크 지원체계를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