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짓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의 EU 잔류 확률이 3일만에 14%p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나타난 가운데 유독 신문사가 집계한 여론조사에서는 탈퇴 지지가 우세하게 나타났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여론조사와는 달리 여전히 브렉시트 확률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 |
영국 도박 사이트인 벳 페어(Betfair)가 집계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잔류 확률은 64.5%로 지난 10일 78%보다 크게 떨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ICM이 현지시간 10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모르겠다'는 응답을 제외하고 브렉시트 찬성이 53%, 반대가 47%로 나타났다. 2주 전 조사 때보다 찬성 지지는 1%p 올랐고 반대 지지는 1%p 내렸다.
온라인조사에선 브렉시트 찬성이 49%, 반대가 44%였고, 7%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전화조사에서는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 45%였다. 부동층은 5%였다. 2주 전 온라인 조사의 13%, 전화조사의 9%가 부동층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절반 정도가 사라졌다. 영국 국민들이 빠른 속도로 탈퇴 또는 잔류 지지 의사를 결정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디언 브렉시트 여론조사/ 잔류 지지(노랑) 47% 탈퇴 지지(파랑) 53% <자료=가디언> |
같은 날 영국의 싱크탱크 국가사회연구센터(NatCen)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된 6개의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서는 3개가 브렉시트 찬성이 우세를 보였고, 나머지 3개는 반대가 우세를 보였다.
이중 가장 최근에 실시된 옵저버(The Observer)와 선데이타임즈(The Sunday Times) 여론조사에서는 전자가 51:49, 후자가 49:51로 각기 다른 쪽이 미세하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에서는 15%가 부동층으로 나타나면서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사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잔류 지지층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인디펜던트지가 의뢰해 영국 여론조사기관 ORB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가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했다. 지난 주말 나온 더타임스(The Times) 여론 조사 결과 EU탈퇴가 근소한 차이로 잔류 지지를 앞섰으며, 파이낸셜타임스의 조사에서는 46대 44로 탈퇴 지지가 약간 높았던 것과 비교된다.
한편, 최근 영국 파운드화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올해 저점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여론조사와 다르게 베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CNBC뉴스 보도에 의하면, 영국 금융시장은 점차 EU탈퇴 쪽으로 기울고 있기는 하지만 이날까지 시장의 모멘텀은 잔류 4-7, 탈퇴 7-4 로 브렉시트 확률을 36% 정도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융시장의 '다른 목소리'는 심적으로는 브렉시트를 지지하지만 불확실성에 투표하기가 겁나는 유권자는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투표 결과에 대해 자신이 없는 경우 변화를 지지하는 것은 현상유지에 표를 찍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