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원칙’ 강조에 각 계열사 인사 전 이사회부터 개최하기로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그룹이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처음으로 세 차례 나눠 발표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롯데그룹 인사는 그룹에서 전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와 제조사 등의 인사를 다른 날짜에 발표하기로 했다.
각 계열사의 이사회 일정에 따라 나눠진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인사 이전에는 반드시 이사회를 열고 절차와 원칙을 지켜라”고 강조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계열사와 롯데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등 IT 계열사,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부산롯데호텔과 롯데닷컴이 이사회를 갖고 2차 인사 발표가 진행된다. 오는 29일에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식품·중화학제조 사업 부문의 인사 발표가 예정돼 있다.
롯데그룹에서 각 계열사 인사를 이처럼 나눠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인사 이전 반드시 이사회를 진행하라고 지시하면서 인사를 다른 날짜에 발표하게 됐다”며 “기존에는 그룹의 인사 발표 후 이사회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예외 없이 이사회에서 임원 인사를 확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이번 인사 지시는 각 계열사의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비상장사에도 사외이사를 두는 등 이사회의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선 지난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구두로 이사회 전원의 해임을 지시한 바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측은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사회 해임을 의결했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조직안정과 내실’이 될 전망이다.
1차 발표에서 롯데그룹 주요 사장단은 대부분 유임하고 자리를 지켰다. 유일한 사장단 인사에는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하면서 후임으로 장선욱 대홍기획 대표이사가 내정된 것이 전부다.
롯데그룹 측은 “주요사의 대표이사 대부분을 유임시킴으로써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데 중점을 뒀다” 며 “미래의 불확실한 시장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젊고 유능한 인재는 적극적으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