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대표적 비둘기파인 하성근 위원은 글로벌경제의 하방위험 전개상황과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매파인 문우식 위원은 가계대출 문제와 저물가·저성장에 각각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한은이 공개한 11월 12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하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향후 글로벌 경제의 하방위험 전개상황,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우리 경제의 수출과 내수의 흐름, 그리고 국내 외환 및 금융시장의 변동 추이를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최선의 정책대응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는 직전달까지 보였던 관심에서 글로벌경제 및 주요국 정책이 추가된 것이다.
하 위원은 직전달까지만해도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과 안정의 핵심적인 요인이 되는 수출, 내수, 물가, 환율, 가계대출 등과 같은 주요변수들의 변화 추이와 그 배경을 심도 있게 점검하고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그의 이 같은 관심 변화는 우선 중국 경기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 위원은 의사록에서 “중국경제는 수출감소와 설비과잉 등에 따른 경기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이런 중국경제 부진은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여타 주요 신흥국의 구매력 약화, 세계교역신장률의 하락세 등과 같은 상황전개와 더불어 세계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한층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의 12월 정책금리인상 가능성도 높게 봤다. 하 위원은 “최근 발표된 고용과 임금지표가 추가적인 개선세를 보이면서 12월 연준의 정책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문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그간 주목했던 수출부진에 더해 가계대출 문제가 금융안정과 실물경제에 큰 부담으로 대두될 가능성과 저물가·저성장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직전달까지만 하더라도 “수출에 의해 성장이 제약돼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성장률이 3% 내외에서 변동하는 새로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수출부진과 잠재성장률 하락에 주목했었다. 이같은 우려는 11월에도 계속됐다. 문 위원은 “국내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흐름을 지속하면서 전월에 예상했던 전망경로 상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인 수출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성장에 대한 하방리스크는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 위원은 이어 “아파트 분양 호조에 따른 집단대출의 가세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집단대출의 경우 당분간 가계대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내년부터 가계대출 종합관리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더라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효과가 제약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저물가·저성장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금리정책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경로가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정책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정책 이외의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개발하고 여러 정책수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중개지원대출과 공개시장운영(공개시장조작) 등 기존 정책 수단들도 변화된 환경에 맞춰 정책 프레임워크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