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하루 평균 4억5000만달러 매도, 4년6개월래 최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최근 상승 흐름을 타는 사이 기업의 이른바 내부자들이 보유 지분을 대규모로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기업의 이익 후퇴, 여기에 내년 자사주 매입 및 배당 축소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판단된다.
기업 경영의 핵심 정보에 가장 높은 접근성을 갖는 내부자들의 주식을 매도하는 움직임은 증시 향방에 적신호라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2011년 5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지난 달 4년래 최대 랠리를 보인 뉴욕증시가 11월에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내부자들은 상승 베팅보다 ‘팔자’에 잰걸음을 했다는 얘기다.
내부자들의 움직임은 증시 방향을 가늠하는 데 의미 있는 잣대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의 매도가 반갑지 않은 이유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짐 폴슨 전략가는 “내부자들의 보유 지분 매도는 주가 향방에 심각한 적신호”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팔자’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은 상장 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기업들이 단행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962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이후 기업들은 하루 평균 39억달러 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였고, 이는 2009년 3월 장기 강세장 이후 두 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적신호는 또 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가 주간 기준으로 집계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6개월 사이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가 7주간 최고치에 달한 것.
헤지펀드 업체인 씨브리즈 파트너스의 더그 카스 대표는 “하락 종목 수 대비 상승 종목 수의 비중을 기준으로 볼 때 주식시장의 깊이가 크게 위축됐다”며 “이달 완만한 주가 상승은 태풍전야와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꺾이는 순간 주식시장이 가파른 조정을 맞을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