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성은 위험요인...회사채·공모펀드로 투자 가능
[편집자] 이 기사는 지난 5월 12일 오전 10시 13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50대 자산가 김도희(가명)씨는 한국투자증권 PB센터에서 만기 3년의 인도채권 1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신흥국 대표 고금리 상품인 브라질 채권이 환율, 펀더멘털 우려에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인도채권은 중국을 넘어서는 성장 기대감과 연 7~8%의 금리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른바 '모디노믹스'에 대한 기대 속에 인도채권을 찾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경제대국 중국의 성장률을 앞지르는 고성장에 연 7% 수준의 고금리 매력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변수는 환율에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라며 단기보다 중장기적 투자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 한국투자證, 인도채권 판매중.. 미래에셋은 공모펀드 출시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인도수출입은행, 인도 마하나갈통신 등이 발행한 채권 4종을 판매 중이다. 인도수출입은행의 만기는 2018년 2종, 2019년 1종, 인도 마하나갈통신은 2024년이다.
인도수출입은행은 인도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인도국채와 동일한 안정성을 갖췄다. 인도 마하나갈 통신은 한국의 KT로 볼 수 있다. 정부지분이 50%를 넘고 있어 안정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3월 만기인 인도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형 신탁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인도 현지에서 운용하는 채권형펀드 4개에 분산투자한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채권과 신탁상품에는 약 40억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말부터 공모형 인도채권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공모펀드 시장에 인도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펀드는 지난달 27일 설정된 후 4일까지 총 38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이 순유입됐다.
주로 인도 공사채 및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일부 선진국 국채 및 원화채권, 모기지 채권 등에 병행 투자한다. 자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이 맡았다.
◆ "연 7~8% 금리, 브라질국채 대안"
인도채권은 연 7~8% 금리에다 인도경제의 고성장이 투자 포인트다. 5월 현재 인도 10년물 금리는 7.920%이다.
이달 취임 1주년을 맞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신시장정책인 '모디노믹스'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흥국 채권 중 투자 유망한 곳은 인도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며 "모디노믹스 1년차에 펀더멘털이 거의 회복을 했고, 금리 수준도 굉장히 높은 점에 주목할만하다"고 설명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대리는"인도는 연 7~8%의 금리를 주며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튼튼하고, 국내총생산(GDP)도 중국을 제치고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1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5%인 반면 중국은 6.8%이다.
인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6월 인도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금리인하에 따른 높은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서 평가차익이 생긴다. 인도채권의 현재 표면 이자율이 연 8~9% 이기 때문에 금리랑 평가차익이 생기면 환율에서 1~2%의 손실이 나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 대리는 "채권은 잔존만기가 길고 수정듀레이션(채권투자후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기간)이 클수록 금리 하락할 때 더 큰 평가차익이 발생한다"며 "인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로 높은 평가차익이 기대되는 장기채권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 美 금리인상시 환율 '출렁' …장기투자 유효
다만 신흥국 채권이다보니 환율 변수는 가장 큰 투자 리스크로 꼽힌다.
지난 2013년 일부 증권사들이 인도채권신탁을 판매 중이었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 언급 이후 루피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타격을 받은 악몽이 있다. 당시 일부 증권사가 내다 판 인도채권의 수익률은 두달만에 -10% 이상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루피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다 하반기 안정을 되찾았지만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1루피당 16.73원에서 바닥권을 형성한 뒤 연말 18원대로 올라섰다. 현재는 17.02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원화 강세 기조도 부담으로 작용된다는 지적이다.
나 대리는 "미국 금리인상 우려 완화된 가운데 원화강세가 해외채권투자의 최대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도 중앙은행도 자국기업의 수출경쟁력 유지하기 위해 1~2% 수준의 루피화 평가절하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도는 신흥국 중 성장률이 높아 환율이 덜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원/루피 환율이 예상보다 부진하더라도 높은 표면금리와 금리하락에 의한 평가차익으로 여전히 고수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보다 장기투자를 통해 분산투자 관점에서 인도채권에 접근하라고 당부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년동안 보면 원/루피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브라질 국채 투자에서 배웠듯이 인도 채권 투자도 3~5년 기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PB센터 관계자는 "과거 2년전 인도에 대한 아픈 경험으로 투자에 관심이 있는데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자산가들도 있다"며 "저금리 대안으로 포트폴리오 중 10%내로 투자하는 것은 고려할만 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