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 잇단 M&A로 회사채 판매 주도
[뉴스핌=배효진 기자] 올해 들어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를 쓸어담으며 3달 만에 판매규모가 482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존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열기는 뜨겁다.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전략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제약사 악타비스가 인수한 알레르강 <출처=블룸버그통신>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컨설팅업체 딜로직을 인용, 올 초부터 지난 24일까지 판매된 미국 기업의 투자 및 투기등급 회사채 규모가 4375억8000만달러(약 482조원)를 넘어섰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기록한 1분기 판매량 최대치 4090억달러를 이미 웃도는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 판매기록인 지난해 2분기의 4550억달러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회사채 열기도 덩달아 뜨거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미국 기업들의 인수합병 규모는 870억달러로 같은 기간 사상 최대치로 올라섰다.
이들 회사채의 수익률 역시 만족할 수준이라는 평가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조사 결과, 미국 회사채 수익률은 2.57%를 나타냈다. 반면 이날 시장에서 미국 10년만기 국채가격은 1.925%, 30년만기 수익률도 2.507%로 회사채 수익률을 밑돌았다.
마크 뱀포드 바클레이스 글로벌 신디케이트 대표는 "연초 회사채 판매 열기가 고조된 것은 투자자들의 의욕과 저금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의 요구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가장 뜨거운 업종은 제약업체다. 이들은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대량의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면서 연초 회사채 판매 순위 1~4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으로 제약사 악타비스는 지난 2013년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이 기록한 49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인 210달러 어치의 채권을 팔아치웠다. 악타비스는 지난해 11월 660억달러에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을 인수한 바 있다.
캐나다 최대제약사 밸리언트는 101억달러어치 회사채 발행으로 미국 위장질환 전문업체 샐릭스 파마큐티컬스를 인수했다. 또 다른 대형 제약사 머크는 항생제 제조업체 큐비스트 파마큐티걸스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8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서맨서 팜 파르나서스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가 늘고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헬스케어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며 제약주들의 회사채 매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