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에너지 좌표 찍는 업종 리더기업
[뉴스핌=조윤선 기자] 지난 1년새 주가가 450% 이상 폭등하며 최근 시가총액이 3000억 홍콩달러(약 43조원)를 돌파,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태양광 업체로 부상한 회사가 있다. 바로 한능박막발전(漢能薄膜發電·Hanergy 00566.HK)이라는 신에너지 회사다.
한능박막발전의 시가총액은 3월 초 3000억 홍콩달러(HKD)를 돌파, 아시아 최고 부호 리카싱이 이끄는 청쿵실업(長江實業 00001.HK) 시가총액에 근접했다. 18일 기준 청쿵실업의 시가총액은 3509억 HKD(약 50조원)였다.
현재(18일 기준) 한능박막발전의 시총 규모는 2754억 HKD로 줄어들긴 했지만, 홍콩거래소(00388.HK) 시가총액 2055억 HKD를 훌쩍 뛰어넘는다.
동종 에너지 업계 상장사에 비해서도 시총 규모가 월등히 크다. 18일 기준, 같은 홍콩 상장 에너지 업체인 중광핵전력(中廣核電力 01816.HK)의 시가총액은 361억 HKD에 불과, 한능박막 시총 규모가 중광핵전력 보다 8배 가까이 컸다.
지난해 1홍콩달러대에 그쳤던 주가가 올 3월 5일 최고치인 9.07홍콩달러까지 치솟으며 1년새(2014년 3월 19일~2015년 3월 18일) 주가가 450% 넘게 오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자타 공인하는 특급 환경테마주, 주가 단기급등은 부담 그래픽: 송유미 기자.
시나재경(新浪財經) 등 중국 경제전문 매체는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간 주식 교차거래) 실시와 한능박막의 양호한 실적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한능박막발전은 후강퉁 실시 이후 가장 주목받는 홍콩 상장사 중 하나로 부상했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올 2~3월 2개월새 후강퉁을 통해 한능박막발전에 유입된 매수 자금은 30억 홍콩달러(약 4300억원)에 달했다.
최근 중국에서 심각한 스모그 등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신에너지 업체인 한능박막발전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해(國海)증권 등 중국 증권사들은 이번 양회에서도 환경문제가 중점 과제로 다뤄졌다며, 한능박막발전 같은 환경 테마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 폭등세에 힘입어 한능홀딩스 그룹 리허쥔(李河君) 회장은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15년 후룬글로벌 부호리스트'에서 2015년 1월 17일 기준, 리허쥔 회장이 보유한 자산가치가 1600억 위안(약 2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한능박막발전이 2014년 실적예상보고서를 발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5% 이상 급증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주가 폭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한능박막발전의 주가 폭등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한능박막발전의 최대 주주인 한능홀딩스 리허쥔 회장의 주식투기를 의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일 한능박막의 거래액이 44억1900만 HKD였다"며 "이렇게 큰 규모의 자금이 거래됐다는 것을 보면 대주주가 손을 썼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능박막의 70%가 넘는 지분을 리허쥔 회장이 쥐고 있고, 실제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은 약 29%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능박막발전의 총 주식수는 약 416억주로 전해진다.
원톈나(溫天納) 홍콩 투자은행 전문가는 "한능박막의 미친 듯한 주가 폭등세를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은 회사의 자금조달에 유리하다"며 대주주 리허쥔의 개입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평안(平安)증권 에너지금융부의 왕하이성(王海生)은 한능박막발전의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홍콩주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5~20배 사이로, 시가총액이 3000억 HKD에 달한다면 한능박막발전의 순이익은 최소 150억 HKD(약 2조1600억원)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3년 한능박막발전의 순이익은 약 21억 HKD에 불과했다.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5% 증가할 것이란 예상치를 제시하긴 했지만 그렇다해도 2014년 순이익은 약 33억 HKD로 150억 HKD에 훨씬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한능박막의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태양광업체 대부분이 적자 경영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한능박막의 순익률이 50%를 넘은 것을 의심한 FT가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지금까지의 매출액 약 148억HKD(약 2조1290억원) 중 대부분을 모회사인 한능홀딩스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청정 에너지 중국 1위. 태양광 세계 시총 1위
한능홀딩스 그룹이 설립된 시기는 1994년, 중국에 아직 청정 에너지라는 개념이 정착하지 않았을 때다. 앞서 리허쥔이 세운 화루이(華睿)투자유한회사가 모태이며, 2000년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2008년 지금의 한능홀딩스로 개명됐다. 본부는 베이징에 있으며, 전국 10여 개 지역을 비롯해 미국•유럽•중동•아시아∙아프리카 등에 자회사가 있다.
한능홀딩스는 전통 청정 에너지인 수력발전을 토대로 출발해 풍력발전∙태양에너지 박막발전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완공되었거나 건설 중인 수력발전소의 총 발전용량은 6GW를 넘어섰고, 광둥과 쓰촨(四川)∙하이난(海南)∙산둥(山東) 등지에 3GW급 박막발전산업 R&D 및 생산기지를 건설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발전소 자원 개발에 주력하며 유럽 다수 국가와 신장(新疆)∙네이멍구(內蒙古)∙닝샤(寧夏) 등지에 10GW급 박막 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의서를 체결했다.
현재 한넝홀딩스는 중국 최대 민영 청정 에너지기업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기업 및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태양에너지 박막 발전기업으로 자리잡았다.
2014년 2월에는 미래기술 분석 부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에 의해 ‘글로벌 혁신 기업’ 32위에 선정되었다.
상장 자회사인 한능박막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50% 이상 급등했으며, 시가총액은 최대 경쟁사인미국 퍼스트솔라의 세 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종가 기준, 한능박막의 주가는 전일대비 0.15% 오른 6.62 HKD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