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련 펀드 자금 순유입 세 배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경제가 25년에 걸친 경제적, 재정적 침체를 벗어났는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월가 투자가들은 일본 증시에 강력 베팅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중장기 수익률을 장담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인 모멘텀이 강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출처:뉴시스] |
자금 유입 규모는 이전 11주 사이 기록한 ‘사자’에 비해 6배 높은 금액이다.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유입된 데 따라 일본 증시는 지난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토니 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일본 증시가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 증시에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익률 기회가 높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아베 신조 총리가 경기 부양과 함께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에 초점을 두는 움직임도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 삭스도 일본 증시에 대해 강세 전망을 펼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일본은 스페인과 함께 강한 상승 잠재력을 지닌 2개 증시 가운데 하나라는 주장이다.
골드만 삭스의 매튜 와이어 투자전략가는 “일본 증시가 주주 가치 상승의 터닝포인트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증시가 12%의 상승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에이션 매력이 일본 증시 상승을 점칠 수 있는 핵심 근거이며, 이후 추가 상승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상장 기업들의 이익과 현금흐름, 장부 가치 등을 감안할 때 일본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1970년대 및 1980년대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골드만 삭스의 진단이다.
이에 반해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S&P500 지수가 17.6배에 거래, 과거 10년 밸류에이션 평균치인 13.9배를 대폭 웃돌고 있다.
일본 증시의 경우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밸류에이션이 14.7배로, 과거 10년 평균치인 15.8배를 밑돌고 있다.
경기부양책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주식 및 채권 보유 규모를 GDP의 90%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등 매수 기반이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 역시 투자자들의 주가 상승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인구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만큼 중장기적인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의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