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지창욱 “힐러와 함께한 4개월 정말 의미 있는 시간, 그게 가장 크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장윤원 기자] “‘힐러’와 함께 했던 지난 4개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배우 지창욱이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환하게 미소지었다. 촬영 강행군을 마치고 부담감을 내려놓은 어깨가 가벼워 보인다. 지창욱은 앞서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에서 서정후 역을 맡아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4개월의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는 ‘힐러’가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는 것이 기뻐요. 작품의 성패는 잘됐으면 좋겠다 발악을 한다고 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누구나 어느 작품이건 최선을 다하겠지만, 작품을 봐주는 건 시청자이고, 작품의 성패 역시 시청자들의 몫이라 생각해요. 저에게 ‘힐러’가 남긴 가장 큰 것은, (드라마의 성패가 아닌) 지난 4개월을 의미 있게 보냈다는 거예요. 그게 가장 커요.” 
‘힐러’에서 지창욱은 어떤 의뢰든 완수하는 업계 최고의 심부름꾼인 서정후 역을 맡아, ‘힐러’라는 코드 네임으로 브라운관을 누볐다. 돈을 모아 남태평양 무인도를 구입해 혼자 사는 것이 목표였던 서정후는 채영신(박민영)을 만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통해 지창욱은 액션신부터 다양한 감정신, 로맨스신까지 두루 소화하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극 중반부터는 박민영과 유독 많은 스킨십과 애정신을 펼치며 달달한 케미로 화제에 올랐다. 본래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는 지창욱은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중반 이후부터 멜로신을 찍어서 그 부분은 서먹함은 없이 촬영했던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힐러’는 특히 멜로신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일단 편안하게 하려 노력했어요. (박)민영 누나와 불편하면 촬영하면서도 힘드니까요.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고, (박민영과) 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죠. 멜로신은 예민해지고 신경이 많이 가는 장면이에요. 남자 대 남자가 붙어도 상대배우를 배려해줘야 하는데, 남녀가 붙는데다 스킨십까지 생기면 굉장히 신경 쓰이지 않겠어요? 상대 배우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혹시나 껄끄러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죠. 그래도 민영 누나가 너무나도 편하게 해주고, 다 받아줬던 것 같아요. 대본상 영신과 정우, 두 인물이 예뻐 보일 수밖에 없는 그림을 송지나 작가님이 그려주셨고요.” 

함께 호흡을 맞춘 박민영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 처음 지창욱이 바라본 박민영은 새침한 인상의 미인. 하지만 말을 나누면 나눌수록 그의 털털한 매력에 푹 빠졌다. 박민영의 성격이 그렇다 보니 작품에 대한 대화도 많이 나누며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박민영과의 호흡도 호흡이지만, 학교 선배이기도 한 유지태에 대한 신뢰도 드라마에 집중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연기적으로도, 그 외적으로도 많이 의지했다. 직접적인 가르침이 아닌, 지나가다가 던지는 ‘어때, 하는 데 불편한 건 없니?’ 이 한마디로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힘을 발휘했다. 지창욱은 “선배의 그 한 마디에 행복했다”면서 연신 싱글벙글했다.

“신입생으로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학교 다니면서 내내 유지태 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 같은 꼬맹이한테는 막연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꿈 같은 대상이었고, 로망이었죠. 그런데 그 사람을 밖에서 만나게 된 거예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마치 팬의 입장이 돼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아요(웃음). 그냥, 이유 없이 그냥 좋았어요. 제가 저 사람(?)과 함께 있다는 상황 자체도 좋았고. 멋있고. 제가 생각했던 동경의 대상, 그 모습과 똑같았어요.”   

지난 10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힐러’는 시청률 9.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지상3사 중 3위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대표하는 작품이라 평가될 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잡은 수작으로 많은 이의 기억에 남았다. 특히, 지창욱은 이 작품을 통해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는 수혜(?)를 받기도 했다. 훌쩍 상승한 그의 인기는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 ‘그날들’의 티켓판매 상승으로 입증됐다. 그가 출연하는 ‘그날들’ 지방공연 회차가 티켓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된 것. 

“인기 실감은 잘 모르겠어요. 느낄만한 시간도 없었죠. 기분은 너무 좋지만요. 칭찬 받고 사랑받는 다는 건 배우라서가 아니라 그냥 기쁜 일인 것 같아요. 저를 보고 열광해 주시는 분들을 본 적이 없어서 실감이 잘 안나는 것 같아요.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쳐주는 박수는 저를 위한 게 아니라 공연에 쳐준 박수라고 생각해요.”

매체 연기는 똑같은 장면을 계속 재촬영하면서 하나 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어찌 보면 지루한 작업이지만, 편집의 재미, 앵글과 디테일의 재미가 있다. 반면, 무대는 배우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이란 생각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스태프도 관객도 그것을 멈출 수 없기 때문. 모두의 집중을 받으며 배우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 그렇기 때문에 지창욱은 무대에 선다.

“‘힐러’와 ‘그날들’ 스케줄이 약간 겹쳤어요. 원래 그래서는 안 되는 건데(웃음)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날들’을 하던 중에 ‘힐러’가 들어왔어요. 안 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란 생각에 과감히 결정했죠. 사전에 말씀을 드리고 스케줄 조율을 했는데도, 두 번 정도가 아슬아슬했던 기억이 있어요. 드라마 촬영 마치고 곧바로 극장에 넘어가서, 공연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던 순간이 두 번 정도? 감독님이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셨죠. 자칫하면 양팀에 다 민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앞으로도 욕심을 부릴 수는 있겠지만, 최대한 양팀에 피해는 안 주려 노력하려고요.”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군대 문제에 대해서, 지창욱은 보다 여유로운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걱정 보단, 잠시 일에서 떨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을 뿐. 그의 남다른 일 욕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그런 아쉬움은 내년에 군대를 가도 있을 거고, 5년 뒤에 가도 있을 거예요. 10년 뒤에 간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고. 사람이기 때문에 욕심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생기는 아쉬움이지만, 걱정은 안 되요. 오히려 군대에 갔다 오면 편해질 것 같기도 하고요. 갔다 오면 더 여유있고 멋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힐러’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지창욱. 이 작품으로 호평받은 그는 “굉장히 기뻐서 집에서 삼십 분 춤을 춘 기억이 있다”며 웃는다. 이제 이번 인터뷰를 끝으로 ‘힐러’와는 안녕을 고할 생각이다. 서정후의 인생에 마침표 찍고, 이제 신중하게 다음 작품을 염두하려 한다.

“의도적으로 변신하거나 어떤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작품을 선택하고 싶진 않아요. 전 작품을 선택할 때 세 가지를 고려하거든요. 작품을 읽고 내가 재미를 느끼는가, 내가 연기하려는 캐릭터가 내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가, 자신 있는가. 그 세가지를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는 게 저의 주관이에요. 그렇게 하다 보니 굳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저의 운명이고 길을 찾아 자연스럽게 활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중에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지창욱. “좋은 배우가 무엇인지, 그 정의를 누가 어떻게 내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죽을 때까지도 모를 수 있죠.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저를 떠올릴 때 ‘좋은 배우였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배우라면 책임감과 자부심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배우는 많은 이에게 손짓 하나, 혹은 일거수일수족이 보여지는 직업이다. 그에 대한 압박이나 두려움, 보여지기에 파생되는 힘든 점이 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한다면, 이는 고생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다는 것이기도 했다. 

지창욱은 “내가 고생하면, 남들은 ‘저 배우는 정말 고생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우리(배우들)가 너무 많이 힘들어도, 보여지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대중의 시선이 부담이 되는 한편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의 시선에 들어온, 구슬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스태프들은 과연 뭘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면서 (스태프들이)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니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고생도 굉장히 많이 하는데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액션팀에서 저의 대역을 해주는 친구나 다른 많은 스태프들을 보면서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문득 생각난 답이 ‘나는 모르는 그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책임감이 아닐까’였어요. 또, ‘그렇다면 배우는 그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란 생각도. 그렇다고 할때, 배우는 더 책임감 더 자부심 갖고 해야 되지 않을까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