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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욕심은 버리되 목표는 분명히"…강혜정,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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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언제부터인가 대중에게 강혜정(33)은 배우보다는 ‘하루 엄마’ 혹은 ‘타블로 아내’로 다가왔다. 당연한 반응이다. 물론 숱한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최근 방영된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솔직하면서도 가정적인 면모가 워낙 강렬했던 탓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강혜정은 카메오에 불과했지만) 신비주의에 가려진 여배우의 소탈한 매력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리고 이제, 그 모습을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강혜정의 5년 만의 복귀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렸다. 강혜정은 극중 집 나간 남편 대신 가장이 된 두 남매의 철부지 엄마 정현을 연기했다.

언론 시사 후 마주한 강혜정은 떨림과 설렘이 공존하는 얼굴로 처음 ‘개훔방’을 만날 날을 회상했다. 그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웰컴 투 동막골’ 봤을 때 기분이었다.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강혜정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극찬이다. 흥행은 물론이거니와 지금의 강혜정을 있게 해준 작품이 바로 ‘웰컴 투 동막골’이 아닌가. 신작에 대한 그의 만족감과 자신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누구 엄마 혹은 누구 아내라는 걸 다 떠나서 제가 하고 있는 일, 직업적인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는 사실 좀 걱정 많이 했죠. 잘할 수 있을까,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물론 예전에도 어떤 캐릭터를 선물 받았을 때 걱정과 떨림이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오랜만에 영화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거라 더 떨리고 긴장됐어요. 감독님께도 계속 괜찮으냐고 확인받았고요.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톤을 잘 잡아줘서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었죠.”

강혜정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 엄마가 됐다. 워낙 동안인 탓에 엄마라는 이미지를 연상하기 쉽지 않지만, (강혜정의 표현에 빌리자면) 그의 아줌마 기질을 한 박자 빨리 알아차린 사람이 존재했던 거다. 바로 메가폰을 잡은 김성호 감독. 물론 여기에는 김혜자의 입김(?)이 작용했다. 앞서 캐스팅된 김혜자가 정현 역에 강혜정을 추천한 것. 김 감독 역시 망설임 없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그에게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그런 것쯤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제일 기분 좋았던 게 어른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거였죠. 왜 보통 분량, 비중 싸움 때문에 감독님이 배우를, 또 배우들끼리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잖아요. 근데 우리 감독님은 아이들 호흡에 따라가면서 타이밍에 맞게 정확하게 등장시켰죠. 그게 매우 좋았어요. 물론 저의 지인들은 아쉬워하겠지만(웃음), 양은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질이 중요한 건데 감독님은 그걸 모두 살려주셨죠. 감독으로서 기질과 판단력이 굉장히 뛰어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에서 그가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에 김 감독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딸과 아들로 열연한 아역배우 이레, 홍은택과의 케미도 제대로 한몫했다. 특히 두 아이는 엄마 강혜정 못지않은 최고의 연기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아이들의 연기에 대해 강혜정은 “영화를 보셔서 알겠지만 더할 나위 없다”고 평가했다. 

“아이들은 굉장히 순수해요. 그래서 어떤 과정에서 더 친절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죠. 제 분량에도 80~90% 정도 애들이 함께 나와요. 그러다 보니 지소(이레), 지석(홍은택)이를 케어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죠. 근데 두 친구들 때문에 편하게 연기했어요. 지소랑 지석이가 마음을 안 열어줬으면 그냥 선배님으로 끝날 일인데 마음을 많이 내줘서 ‘정연 엄마’로 살 수 있었죠. 그게 연기에도 그대로 묻어났고요. 두 친구의 연기력은 말할 필요도 없죠.”

오랜만에 영화 프로모션 활동에 한창인 강혜정은 요즘 배우 공효진과 함께 연극 ‘리타’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바빠서 어떡하느냐는 걱정에 그는 “딸 하루랑 놀아주지 못한다는 거 그거 하나가 유일하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금 여유가 찾아오면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가 아닌 엄마로서의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예전에는 늙은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지금은 얘랑 너무 노는 게 좋고 나이 들어서도 하루가 저랑 놀아줬으면 좋겠어요. 저만의 꿈이겠지만요. 물론 지금은 하루가 백 살이 돼서도 저랑 놀아준다고 하는데 모르죠. 그때 가서 또 뭐라고 할지는(웃음). 저희 신랑은 제가 배우로서 국민 엄마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어요. 본인이 육칠십대까지 힙합을 할 수 없으니까 그런가 봐요. 자기는 놀고 싶어서 그런가(웃음).”

‘국민 엄마’라는 타블로의 바람 말고 본인의 목표를 묻자 그는 영화 ‘타이타닉’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케이트 윈슬렛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작품들로 필모그래피가 근사하게 쌓여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배우 강혜정이 그리는 행복한 미래의 모습이었다.

“지난 2014년은 도약할 수 있는 시기였어요. 저도 그렇고 신랑도 그렇고 많은 부분에서 정리됐죠. 놓을 것들은 정리하고 취할 것들은 좀 구체화 하는 그런 한해가 아니었나 싶어요. 왜 영화 만들 때도 그렇잖아요. 버릴 것을 정확히 알아야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아니면 계속 딴 이야기하게 되죠. 인생도 그런 듯해요. 욕심부리지 말아야 할 부분이 뭔지, 내가 오랫동안 겨냥해야 할 목표가 뭔지 분명히 알아야 하고, 지난해가 그 시작점이었죠.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고요(웃음).”


타블로♥강혜정 부부와 딸 이하루 [사진=하루 인스타그램]

“감동이 있는 딸 하루, 어른들 세상에 많이 접하지 않길…”

앞서 강혜정의 딸 하루는 아빠 타블로와 함께 ‘개훔방’ VIP 시사회장을 찾았다. 물론 질문이 폭발하는 나이인지라 (강혜정의 말에 따르면 엄마가 등장하는 신부터 제 말 하기 바빠졌단다) 중간에 나와야 했지만, 그에게는 더없이 큰 힘이 됐다.

“하루는 감동이 있는 친구예요. 그렇게 키워서 그런 게 아니라 그렇게 태어난 듯해요. 그래서 전 하루가 그냥 지금처럼 평범하고 건강하게 컸으면 해요. 신나게 뛰어놀고 코딱지도 파고 이러면서 천진난만하게 컸으면 좋겠죠(웃음).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들 세상에 많이 접해있지 않길 바라고요. 너무 그 나잇대 뭘 배워야 한다고 정해 놓고, 그 공부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하죠.

저는 오빠(타블로)와 결혼해서 하루와 함께라는 게 너무 행복하고 만족해요. 모든 방면에서 지금이 훨씬 낫고요. 외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신세계가 펼쳐진 기분이죠. 정말 좋고 계속 배워나가는 것도 많아지고요. 나랑 평생 친구처럼 재밌게 살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다시 꿈을 꿀 수 있다는 건 분명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또 엄청난 가치를 선물 받았고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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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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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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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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