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가상 사과문이 화제다. [사진=뉴스핌DB] |
[뉴스핌=황수정 인턴기자] '땅콩 회항'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한 가상 사과문이 화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17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게시판에 '내가 쓴 대한항공 사과문'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 가상 사과문은 대한항공이 주요 일간지 1면에 게재한 사과 광고 사진 파일과 함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직접 썼다는 전제로 문구를 바꿔 작성됐다.
가상의 사과문은 "그 어떤 사죄의 말씀도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며 회사 측 사과문과 똑같이 시작한다.
그러나 가상 사과문은 "최근 저의 일들로 국민과 아버지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실망감과 분노를 안겨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커다란 사랑을 주신 국민과 명품항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묵묵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일해 오신 직원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고 표현을 바꿨다.
이는 원 사과문에서 '대한항공의 일들'이라고 표현된 부분을 명확하게 '저의 일들'이라고 바꾼 것이며, 사과의 대상을 '국민' 뿐만 아닌 '아버지'를 포함, '실망감'에 '분노'의 감정까지 더해 확실하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논란의 피해자인 대한항공 직원들에 대한 직접적 사과로 눈길을 끈다.
가상 사과문은 이어 "다시금 사랑받고 신뢰받는 조현아가 되도록 모든 임원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한 처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신입사원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며 "그동안 저로 인해 고통받은 동료들이 잃어버린 직장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다시 찾아드릴 때까지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원 사과문에는 없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앞으로의 행보, 처벌 등을 진솔하게 나타내고, 적극적으로 사과를 표현하는 가상 사과문은 '땅콩 회항' 논란이 일고난 후 사실을 부인하고, 진정성 없는 사과로 비판받았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태도와 상반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사과의 주체를 대한항공이 아닌 '저'라고 명시한 것은, 가상 사과문을 작성한 직원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직접 사과하고 또 직원들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대한항공 내부 직원들은 '땅콩 회항' 사건의 장본인인 조현아 전 부사장뿐 아니라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 전체의 폭언과 전횡을 성토하고 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17일 오후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는다. 앞서 '땅콩 회항'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공법 위반,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검찰은 '땅콩 회항' 조현아 전 부사장의 소환 조사에서 혐의가 입증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인턴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