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정국 혼란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다. 장중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8개월래 최대 폭으로 늘어났지만 증시 방향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38.34포인트(0.59%) 하락한 6461.70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62.80포인트(0.64%) 상승한 9862.53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2.05포인트(0.05%) 소폭 내린 4225.86에 마감했고, 스톡스600 지수가 0.01포인트 내리며 약보합인 339.31을 나타냈다.
이날 그리스 증시는 7.4% 폭락했다. 또 지난 1987년 이후 3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초 이후 지수 낙폭이 18%에 달했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주간 기준 그리스 증시는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대통령 조기 선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시에 강한 하락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연내 구제금융 졸업에 대한 기대가 무산된 점도 커다란 악재라는 지적이다.
라일 앤 시에 프랑수아 사바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그리스 사태가 불거진 것을 포함해 연말을 앞두고 불확실성과 악재가 연이어 모습을 드러냈다”며 “하지만 미국 경제가 강한 호조를 보이고 있고, 증시 주변 대기 자금 역시 풍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소매 판매가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증가율인 0.5%를 웃도는 수치고,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4%를 넘어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소매 판매 증가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7일 기준 41.3을 기록해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에너지 섹터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랜드골드 리소시스가 2% 이상 하락했고, 프레스닐로 역시 3% 내렸다.
앵글로 아메리칸 역시 BNP파리바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떨어뜨린 데 따라 3% 가까이 하락했다.
툴로우 오일과 BG가 각각 3.3%와 1.8% 내리는 등 에너지 종목 역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1월 인도분은 99센트(1.6%) 하락한 배럴당 59.95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이번주에만 9%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고, 지난 6월 고점인 107배럴에 비해 45%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