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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눈물·웃음 많은 영화? 그게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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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5년. ‘해운대’로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았던 윤제균(45)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영화를 선보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물론 그간 윤 감독은 연출에서 한 발짝 물러서 영화 일을 계속 해왔다. 제작자로서 또 작가로서 제 능력을 발휘했고, 손에 든 성적표 역시 나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드디어 연출자로 돌아온 거다. ‘윤제균 감독의 신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업계는 물론 대중들의 이목이 모두 집중됐다. 환영의 의미가 컸다. 하지만 정작 메가폰을 잡은 윤 감독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당연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나 애착이 없어서는 아니다. 그저 또 다른 자식을 밖으로 내보이는 감독의 자연스러운 걱정이었다. 더욱이 이번 영화는 그간 윤 감독이 꼭 해보고 싶었던 영화이자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였기에 마음이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윤 감독의 신작 ‘국제시장’은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윤 감독은 힘들고 아픈 시간을 지나온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현대사를 생생하게 스크린에 그려내고 그 역사의 한복판을 지나온 이들의 인생을 특유의 웃음과 눈물로 녹여냈다.

“되게 떨려요. 쉽게 이야기하면 합격·불합격 발표를 앞둔 수험생의 기분이랄까요? 예산도 많이 들어갔으니까 투자자들 손해 끼치면 안 된다는 부담도 있고요. 그래서 더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죠(웃음). 뭐 어느 감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영화는 자식이에요. 자식에 대한 사랑과 애정, 믿음은 있어요.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잘되길 바라고요.”

이번 영화의 시작은 윤 감독의 아버지였다. 대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감사함이 그를 움직였다. 지난 2004년 첫 아들을 품에 안던 그 날부터 윤 감독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노라 털어놨다. 그렇게 그의 아버지는 황정민이 연기한 덕수로 프레임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처음 생각한 건 첫째가 태어나면서였어요. 아빠가 되니 아버지 생각이 너무 많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그러려면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극이 돼야 하잖아요. 예산만 100억 원 이상 들거니 그전에 제가 흥행력을 검증받아야 했죠. 하지만 당시 저는 ‘낭만 자객’으로 실패한 감독이었어요. 누가 투자하겠어요?(웃음) 다행히 ‘해운대’가 크게 흥행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해운대’가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작품이라면 이번에는 제가 만들고 싶은 작품이에요. 그러니 더욱 대중의 평가가 궁금한 거고요.”

오래전부터 직접 만들고 싶었던 작품이었지만, 이번에도 시나리오 초고 작업은 다른 이(‘국제시장’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박수진 작가다)에게 부탁했다. 너무 제 색깔이 많이 들어갈 거라는 우려이자 특정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제균 색’을 모조리 숨길 수는 없었나 보다. 언론 시사를 마친 후 윤 감독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윤제균 표 영화”라는 평이었다.

“그러게요(웃음). 회의하면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은 했죠. 그러고 초고를 받은 후 제 생각을 넣는 작업을 했고요. 그런데 어차피 영화는 감독의 색깔이 투영될 수밖에 없나 봐요. 그냥 윤제균이란 사람 자체가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고 감수성도 예민한 거죠(웃음). 물론 이런 저의 스타일을 싫어하는 관객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런 분들까지 만족하게 하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건 저의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고요.”

스스로 인정했듯 윤 감독은 웃음도 눈물도 많은 사람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유난히도 그의 눈물샘을 자주 자극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아버지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혔으니 만드는 과정은 오죽했으리. 물론 감독이라는 위치 탓에 현장에서는 몇 번이고 눈물을 참아야 했다. 하지만 그날 찍은 편집본을 혼자 모니터할 때면 울컥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윤 감독의 마음을 가장 저릿하게 하는, 감사하고 죄송한, 또 언제나 그리운 존재다.

“마지막 장면에 할아버지가 된 덕수가 돌아가신 아버지께 하는 말이 있죠. 그 말이 제 마음이에요. 저 역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여동생 하나 있고 홀어머니 모시는 장손이었거든요. 아버지가 제게 여동생과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고 하셨고, 그러겠다고 약속했죠. 그래서 이제 그 약속 잘 지켰다고, 이만하면 나 지금까지 잘살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어요. 정말 힘들었다고 투정도 부리고 싶고요. 그리고 보고 싶다는 이야기 꼭 드리고 싶네요.”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아버지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의 마음이 어쩐지 먹먹해 보였다. 화제도 전환할 겸 다음 작품 구상은 들어갔느냐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직’이었다.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 돈이 들어간 만큼 우선은 ‘국제시장’ 홍보에 전념하고 싶다는 이유다. 그리고 이왕이면 자신의 진심이 관객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생각 중인 아이템은 여러 개 있는데 지금 결정한 건 없어요. 우선 지금은 ‘국제시장’ 개봉에 올인하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죠. 그러고 나서 머릿속이 좀 비워져야 다음 작품을 결정할 수 있을 듯해요. 아마 내년 초쯤 해서 정하지 않을까 싶네요. 전 항상 안주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끊임없이 새롭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죠. 그러니 앞으로도 윤제균의 영화를 지켜봐 줬으면 합니다(웃음).”




윤제균 감독에게 듣는 ‘국제 시장’+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재미…장면 전환

‘국제시장’은 러닝타임(126분) 동안 과거와 현재를 쉼 없이 오간다. 하지만 보통의 영화와 달리 새롭고 신선한 방식으로 장면을 전환, 보는 재미를 더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실 제일 공을 많이 들였던 부분이에요. 시간 순서대로 가는 게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서 가는 작품이잖아요. 그냥 페이드아웃시키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갔다면 성의도 없을뿐더러 자연스럽게 오가는 걸 바랐죠. 그래서 고민도 정말 많이 하고 자료도 많이 찾아봤고요. 

반지, 담배 연기 등 소품을 이용하는 방식, 한 장소에서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방식, 한 배우의 과거와 현재가 바뀌는 방식 등 사물, 공간, 상황 등을 다양화하고 세련되게 하려고, 또 같은 방식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되게 노력했어요. 그래야 관객도 현재와 과거를 신나게 왔다 갔다 하고요. CG도 많이 들어갔고 공도 많이 들였죠. 내용 자체는 평범하고 편안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표현 방법은 세련되게 하고 싶었어요.”

■덕수의 마음을 담았다…폭발신 리와인드 장면

극중 덕수는 동생 끝순(김슬기)의 결혼 비용을 대기 위해 베트남전에 참전한다. 그리고 덕수가 베트남에 있을 때 도심 폭파 사건이 터진다. 윤 감독은 여기서 폭파 장면을 한 번 리와인드 시킨 후 재생하는 방식을 취했다.

“가장 의미가 있는 장면이죠. 원래는 거기서 ‘모든 게 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건데’라는 덕수의 마지막 내레이션을 시작하려 했어요. 그런데 너무 직접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할 여지를 주고자 내레이션을 뺐죠. 감독입장에서 장면이 뒤돌아가는 건 덕수의 어떤 바람, 그런 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덕수의 마음을 표현하고 대변해주고 싶었던 거예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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