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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과 함께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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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해방과도 같은 작품"…마술적 사실주의 원조

[뉴스핌=김성수 기자] 콜롬비아가 낳은 세계적인 소설가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현지시각) 눈을 감았다. 그의 나이 87세.

가르시아 마르케스 작가 [출처: 가디언]
'마술적 사실주의'로 알려진 그만의 독특한 작품들은 이제 더 이상 탄생할 수 없게 됐다.

마술적 사실주의란 남미 대륙의 역사(사실)와 토착 신화의 상상력(허구)이 결합된 것을 특징으로 한다. 마르케스의 대표작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술적 사실주의의 원조격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케스는 1928년 카리브해 연안의 작은 마을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난 후 8살 때까지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이 시기는 그의 작품 세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어린 마르케스에게 라틴 아메리카의 환상적인 민담과 전설을 들려준 사람이 바로 외할머니였기 때문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마르케스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는 수상하면서 라틴 아메리카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 곳은 끝없는 창조력의 원천이자 슬픔과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땅이다. 방황하고 향수병에 걸린 이 콜롬비아인은 그저 운으로 선택받은 하나의 암호에 불과하다."

여기서 '방황하고 향수병에 걸린 콜롬비아인'은 마르케스 자신을 뜻한다. 남미 대륙이 그에게 문학적 영감의 원천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말이다.

마르케스가 작가가 되기 전, 콜롬비아는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한국 6·25 전쟁에 참전한 후유증과 독재 정권의 부패로 얼룩져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 표지
'백년 동안의 고독'은 이러한 사회상의 축소판으로 그려진다. 콜롬비아 부엔디아 집안의 100년 역사를 다룬 이 작품은 근친상간의 결과로 돼지 꼬리를 단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안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결말을 담고 있다.

혹자는 "현실과 환상이 황당하게 뒤섞인 작품"이라고도 말한다. 반면 독일 슈피겔 온라인은 "일종의 '해방'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정치는 우울하고 지루한 현실에 자유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마르케스의 손길을 거친 이 소설은 한 집안의 일상적 이야기를 환상과 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마르케스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읽고 나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현실은 토마토 가격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마르케스가 한 이 말은 본인의 작품 세계를 압축하는 단 한 문장인지도 모른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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