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섹터 비중 격차에 상관관계 0.64에서 0.41로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금융위기 이후 5년간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강한 동조 현상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최근 기술주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는 가운데 유럽증시의 경우 IT 섹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유럽 주가지수 추이, 자료:MSCI) |
1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MSCI 유럽 지수와 미국 지수는 월 평균 0.64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증시의 상관관계는 지난달 0.41로 가파르게 떨어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관관계가 1일 경우 두 개 지수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의미다. 또 마이너스 1은 완벽하게 상반되는 것을 뜻한다.
과거 5년간 미국과 유럽 증시의 상관관계가 지난달 평균치인 0.41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4월 이후 최근까지 10%에도 못 미쳤다.
지난달 두 증시의 동조화가 대폭 축소된 배경에는 IT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MSCI 유럽 지수의 IT 섹터 비중은 3.3%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MSCI 미국 지수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18.8%에 달한다.
연초 이후 미국 증시는 0.8% 하락했다. 반면 유럽 증시는 같은 기간 2%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증시가 1.9% 떨어진 데 반해 유럽 증시는 0.8% 상승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뉴욕증시의 하락은 기술주가 주도했다”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IT 섹터가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인 가운데 유럽 증시는 IT 비중이 낮아 시장지수가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두 증시의 상관관계는 앞으로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섹터의 주가 하락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증시 전반에 걸친 조정을 예고하는 신호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하이테크 스트래티지의 프레드 히키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부양책을 축소하자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IT 섹터부터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는 증시 전반의 가파른 조정에 불을 당긴 셈”이라고 판단했다.
UBS의 아트 카신 디렉터 역시 “나스닥지수의 주요 기술주가 최근 급락한 것은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며 “가파르게 오른 섹터를 필두로 증시 전반의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