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적자, 상위 10곳 수익 집중
[뉴스핌=백현지 기자] #. Y증권사 지점에서 근무하는 K씨는 이르면 올해 말 투자자문사를 차릴 계획 중에 있다. 현재 증권업계 상황 자체가 좋지 않아 고용 불안정이 높은데다가 투자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창립 멤버도 구성돼 설립시기만을 조율하고 있다.
증권업황이 장기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투자자문사 설립을 추진 중인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자자문사 규모는(지난해 9월 말 기준) 145곳에 달한다. 투자자문사 규모는 지난 2008년 말 92개사에서 2010년 131개사로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대부분은 임직원 숫자가 10명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 형태다. 임직원 숫자가 20명 이상인 곳은 소위 ‘대형사’로 분류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4~9월)까지 업무보고서를 제출한 투자자문사의 60%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도 상위 10개 자문사에 집중됐다.
실제로 비등록 자문사는 현재 등록 자문사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3명 내외의 인력만 꾸리면 유사자문사, 부띠끄 등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
투자자문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하는데 문턱이 자기자본 20억원(전문투자자 대상일 경우 10억원), 전문인력 3인 이상 등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부실 자문사 논란이 커 신생자문사가 자리잡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부실 투자자문사 퇴출이 가능하게 됐지만 이 '직권 등록취소제'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유사자문사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업계도 어려운데 굳이 창업하려고 하냐는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다"며 "일단 고객과 자본금을 모으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투자자문사 영업이 어려워진 것은 금융위기 이후부터"라며 "적자회사가 절반을 넘어서는 등 업황이 어렵지만 자문사에 대한 수요는 늘 있어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