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국내 전자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모두 마무리했다. 성적표를 놓고 보면 삼성전자 '선방', LG전자 '양호' 정도로 요약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에는 계열사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반영되는 반면 LG전자는 LG이노텍의 실적이 반영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무선사업, 특히 스마트폰이 다소 주춤한 반면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이 적자폭을 줄이며 상승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LG전자는 지난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4조9153억원, 영업이익 238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신장했다.
지난 한해 농사도 양호했다.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58조1404억원, 영업이익 1조28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TV 및 스마트폰 매출 신장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TV 등 가전 분야의 수익성이 좋아졌다. 특히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영업적자 434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을 46%나 축소한 수치다.
매출액 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8%, 전 분기 대비는 18% 증가하며 두 자리수의 성장을 달성했다. LG G2의 본격적인 글로벌 매출 확대로 LTE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전 분기 대비 61%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역시 휴대폰에서 LTE시장을 주축으로 시장선도 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교체수요 시장의 다양한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9조28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7900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내용 면으로 들어가면 우려가 남는다. 단적으로 삼성전자 이익의 절반을 훌쩍 넘는 IM(IT & 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의 실적이 감소했다.
연말 재고 조정과 계절적 마케팅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이지만 갤럭시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이 무한경쟁 속에서 많이 팔고도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맞은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김상국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경쟁이 극심해지면 두가지 특징이 나온다"면서 "상품의 생명주기가 짧아지는 것과 개당 판매이익이 줄어드는 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선보인 손목 착용형 스마트기기 '갤럭시기어'에 이어 올해 신규 컨셉트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출시하며 스마트폰과 연동한 웨어러블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전무는 24일 개최한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웨어러블 카테고리에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신규 컨셉트의 제품을 계속 늘려 웨어러블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되는 스마트폰 모델을 확대하고 스마트홈이나 스마트 카 등에서도 확실히 준비를 해 나가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그림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 사업전망에 대해 글로벌 경제 변수와 환율, 경쟁심화 등의 요소를 꼽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상저하고'의 실적을 예상하고 신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크고 웨어러블 사업 확대 등 스마트 환경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유사한 23조원 수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62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또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3조원의 시설 투자를 목표로 잡았다. 구본무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시장선도 성과 창출을 위해 올해 초석을 견고하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