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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김성균 "스무살의 로망 '응사'에서 이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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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배우 김성균(34)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했다. 그는 신인답지않게 1980년대에서 금방 날아온 듯한 완벽한 복고 스타일과 껄렁한 조폭 연기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이웃사람'에서는 소름 끼치는 살인자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이같이 선굵은 악역 연기자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던 김성균이 2013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매력을 터뜨렸다.

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삼천포 역을 맡은 김성균은 러블리한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살인자 새끼’(?) 딱지에서 벗어나 ‘포블리(삼천포+러블리)’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었다. ‘응사’를 연출한 신원호 PD는 영화 ‘박수건달’ 속 춘봉을 연기한 김성균을 삼천포로 낙점했다. 조직 폭력배이지만 형님 광호(박신양) 앞에서는 코믹하면서도 순한 양이 된 김성균이 삼천포를 담을 수 있다고 본 것. 신의 한 수였을까. 김성균은 ‘응사’에서 황당하기만한 삼천포와 만났고 결국 러블리의 대명사가 됐다. 

“처음에 ‘응사’ 제작진으로부터 삼천포 역으로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무척 당황스러웠어요. 이 분들이 진담인가 농담인가 싶더라고요. 제가 스무 살 학생 연기를 한다니요(웃음). 무려 제 나이보다 열 세살이나 어리잖아요. 그런데 제작진을 만나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이분들은 ‘응사’를 통해서 대박을 터뜨리려고 하는 것도, 돈을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려는 의도가 크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응사’에 출연하게 됐죠.”

김성균은 순수함으로 포블리의 매력을 채웠다. 소개팅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처음 가 본 패스트 푸드점에서 당당하게 주문을 시도했지만 많은 양의 음식을 떠안게 됐거나 나정(고아라)과 쓰레기(정우)의 상황을 모른 채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고는 ‘우~형님 식사하세요, 우~ 나중식사’라며 방에서 흘러나오는 015B의 ‘신인류의 사랑’에 맞춰 흥얼거렸다. 그들이 삐삐 인사말 녹음에 열중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 무엇도 개의치않는 얼굴이었다.

“제 실제 성격은 삼천포와 닮긴했어요. 특히 소심한 생각을 하는 점은 비슷해요. 가끔 제가 내뱉은 말이 혹시 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돼 잠 못 드는 날도 있고요. 그래도 삼천포처럼 눈치가 없진 않아요(웃음). 하지만 삼천포는 순수해요. 어른은 속마음을 감추려 하지만 아이들은 표정으로 생각을 다 드러내거든요. 삼천포의 표정은 아이들 연구에서 시작됐어요.”

삼천포의 명품 표정은 이우정 작가의 지령이었다. ‘응사’를 집필한 이우정 작가는 디테일하고 주변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게다가 배우들의 애드리브에도 관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균은 “이우정 작가는 지문뿐만 아니라 제 대사가 없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에서도 삼천포가 보여야 하는 표정을 대본에 나타낸다. 그래서 유독 삼천포의 표정이 더 잘 살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환상의 호흡을 펼친 ‘응사’ 출연진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촬영장 에피소드도 전했다.

“드라마 촬영은 ‘응사’가 처음인데요. 정말 긴박하게 돌아가더라고요. 영화보다 준비가 완벽하게 된 상태에서 촬영이 진행되는 건 아니지만 또 즉흥적으로 재미있게 꾸려가는 맛도 있어요. 특히 성동일 선배 애드리브 때문에 항상 많이 웃었죠.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하시는데 그 누구도 안 웃을 수가 없어요. 특히 고아라는 선배와 함께하는 신 때마다 웃음을 참지 못해 NG 대왕으로 등극했죠.”

 

그가 ‘응사’를 통해 얻은 것은 추억이다. 친구들과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먹고 하숙집 친구들과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는 것 등 꿈으로 끝난 스무 살의 삶을 ‘응사’를 통해 풀었다. 13년 전 스무 살의 김성균은 어땠을까. 

“저의 스무 살은 방황의 시기였어요. 재수를 하게 됐는데 혼자서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내가 연극 영화학을 전공해야 배우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고민하면서요. 그런데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후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1년 정도 다니고 자퇴했죠. 그리고 제대한 후 경남 예술단에 입단해 열심히 연극 무대에 올랐어요. 힘들었지만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저는 제가 겪었던 것처럼 살 거예요. 신중하게 결정했고, 저는 제 선택에 후회가 없어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대신 조금 더 웃으면서 즐기겠지요.”

이러한 시련이 바탕이 됐을까. 삼천포의 감정 연기는 살아있다. 특히 '응사' 속 알콩 달콩 로맨스를 보여준 포만커플 이야기는 압권이다. 삼천포의 첫 사랑 조윤진. 극 초반 앙숙이었던 삼천포와 윤진이(도희)는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한다. 두 사람의 실제 나이 차가 열 네살이다. 도희와의 호흡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충분히 보였다. 그에게 도희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반가운 미소를 띤다.

“그 친구 덕에 즐겁게 ‘응사’를 촬영했어요. 우리는 정말 사이가 좋아요. 사실 촬영 전 도희와 나이 차이 때문에 걱정했죠. 저보다 열 네살이나 어린 여자를 본 적이 없어요(웃음). 그런데도 오빠들의 말에 리액션도 잘해주고 현장에서도 인기가 많았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이 들어 보이려나’는 생각은 괜한 걱정이었죠. 또 한 가지 기특한 점은 ‘응사’가 첫 연기 도전이라 낯선 환경에서 힘들기도 했을 텐데 당당하게 현장에서 버티고 서 있을 줄 알더라고요. 정말 멋진 친구죠.”

2013년을 윤진이의 남자로, 그리고 만인의 포블리로 대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한 김성균은 2014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힐링받고 싶다는 마음을 비쳤다. 그리고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배우의 길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응사'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지난해는 왁자지껄하게 보냈네요. 올해는 작품에 집중하면서 힐링 받고 싶어요. 그동안 선한 역 악역을 다 맡아봤는데요. 두 작업 모두 재미있어요. 착한 연기를 하면 얼굴에 피 묻히고 싶고, 피 보면 또 어리숙한 연기도 하고 싶고요. 저는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하게 배우생활을 하고 싶어요.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으며 신뢰받는 배우 김성균으로 거듭나는 게 저의 꿈입니다.”

[장소협조=여의도 폴라리스]

 

추억을 곱씹으며…김민종과 김광석

댄스, 힙합, 발라드, 록 등 음악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갔던 1994년. 당시 김성균의 나이는 16세였다.  그는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라디오에 흐르는 노래를 녹음해 수백번도 넘게 돌려 들으며 감수성을 키웠다. 특히 신성우, 더 블루(The Blue)의 팬이었던 그는 '응사'를 통해 김민종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쓰레기(정우)와 나정(고아라)의 결혼식 축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김성균은 김민종과 더 블루(The Blue,김민종·손지창)의 '너만을 느끼며'를 열창했다.

“1994년은 한국 대중 음악의 전성기였죠. 룰라, 듀스, 신성우, 김건모 등 그들의 인기는 대단했어요. 저는 록 발라드를 좋아했는데 예전부터 김민종 선배 팬이었거든요. '응사'를 통해 함께 듀엣을 맞췄잖아요. 촬영 전 연습은 많이 못했지만 제가 더 블루의 손지창·김민종 파트를 다 꿰고 있었거든요. 현장에서 실수 없이 잘 끝냈죠. 촬영 후에 김민종 선배와 삼겹살을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요(웃음). 정말 1994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성장을 위한 시기였던 그의 20대. 김성균의 곁에는 故김광석이 자리가 있었다. 김광석의 떨리는 목소리와 분위기, 가슴 절절한 가사가 그의 마음을 울렸다.

"방황했던 20대였죠. 20세가 넘어서면서는 故 김광석의 노래가 좋더라고요. 밤새도록 노래를 들었어요. 2005년~2006년 대학로에서 연극 활동 할 때에도 선배들과 소주 한 잔 곁들이면서도 언제나 김광석 씨의 노래와 함께였죠. 대부분이 명곡이지만 그 중에서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날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오늘 집에가서 다시 들어봐야겠는걸요?"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kang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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