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연초 이후 지속된 금값 하락에도 상승 베팅에 주력했던 헤지펀드가 최근 들어 롱포지션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
11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한 주 동안 금값 상승을 겨냥한 롱포지션이 13% 급감, 8만7689계약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하락 베팅은 37% 급증해 지난달 15일 이후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금값은 연초 이후 23% 급락했다. 이에 따라 금값은 13년만에 연간 기준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낙폭이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의 기대치를 훌쩍 넘은 10월 고용지표와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가 연준의 테이퍼링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금 ‘팔자’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댄 헤크만 컨설턴트는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강한 회복 신호를 보냈다”며 “연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을 포함한 원자재 전반에 대한 월가의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바클레이스와 크레디트 스위스는 통화정책 뿐 아니라 상품 공급 증가로 인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 삭스는 금값이 올해 말까지 온스당 1300달러 내외에서 움직인 후 내년 1050달러 선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 현물 수요에 대한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의 올해 페스티발 시즌 금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금 주화와 골드바 판매가 25%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금 공급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가 지난해 전세계 금 수요의 2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하락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금 주화인 아메리칸 이글 역시 10월 판매가 4만8500온스로 지난 4월 40개월래 최고치 기록에 비해 77% 급감한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