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아베노믹스 현상③] 단카이세대, 희생양 혹은 자발적 헌신

기사입력 : 2013년04월12일 14:34

최종수정 : 2013년04월12일 14:34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BOJ)이 구사한 '강력한' 통화 팽창정책은 서구 중앙은행 정책의 이정표 혹은 거대한 실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아베노믹스' 3개의 화살 중 핵심 정책이다.

이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다시 급격하게 하락하고 닛케이주가지수가 급등한 것이 일본 국민이나 이 시장에 제대로 베팅한 투자자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한국과 같은 인접국들은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제 '아베노믹스'에 대해 단순히 '돈을 왕창 풀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정도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선진국 정책당국이나 주류 경제학자, 국제기구가 일제히 옹호하고 나선 일본의 완화정책은 뚜렷한 배경과 의도를 가지고 있고,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전개되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좀더 심도깊게 고민해야 할 때다. <편집자 註>


[뉴스핌=우동환 기자] 경제 부흥을 목표로 일본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로 전후 일본 경제의 부흥을 이끌었던 단카이 세대의 앞날에 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다.  

1947에서 1949년 일본에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단카이 세대는 말 그대로 '덩어리(團塊)'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용어는 과거 모리 내각에서 경제기획청 장관을 역임한 사카이야 다이치가 1976년 '단카이 세대'라는 소설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들은 특히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을 3배로 끌어올리는 등 70년대와 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고도 성장과 함께 새로운 사회현상을 경험하는 시험적인 세대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혼란기를 경험한 세대로도 인식되고 있다.

특히 단카이 세대가 대학교에 진학할 당시 일본에서는 '전공투' 운동이 절정에 도달한 시기였다.

이 운동에 매진했던 일부는 일본 사회에서 배척당하는 등 안정적인 경제 생황을 누리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떠돌아야 했다.

주류 사회에 진출한 단카이 세대 역시 경제 성장의 혜택을 재대로 향유하지 못했다.

버블 붕괴와 함께 찾아온 잃어버린 10년을 인내하며 연금과 저축을 기반으로 안정된 노년기를 보내려는 이들 앞에 새로운 걱정거리가 나타났다.

바로 아베노믹스다. 

<사진출처:뉴시스/AP>


◆ 단카이 세대의 노후 생활 불안

도쿄에서 이마가와야키(일본식 풀빵) 가게를 운영하는 한 70대 노부부는 지난 3월 외신과 인터뷰에서 연금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들은 그동안 은퇴 후 은행 저축을 통해 재산이 상당히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장래가 불안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현재 일본에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면에는 연금과 저축에 기대온 단카이 세대의 희생이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일본 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이션을 이어오면서 연금 생활자들의 구매력은 조금씩 증가했지만 아베노믹스로 물가가 더 오른다면 이들의 구매력은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그동안 일본의 부채를 지탱해온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NLI 연구소의 코사 하지 이코노미스트는 은퇴인구의 저축자산이 앞으로 붕괴될 수 있다면서 이는 일본 정부가 신규 국채 발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아베 내각은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단카이 세대의 자금을 은행에서 빼내야 한다.


◆ 아베 "단카이 세대 소비해야"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은행에 고여있는 고령인구의 자금을 소비로 돌리게 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아베 내각의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정책으로 실제 소비와 세수가 증가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인플레이션으로 구매력에 타격을 받게 된다고 느낀 고령인구가 오히려 더 저축을 강화할지 모른다는 예상이다.

또한 아베 내각은 단칸세대의 부가 더 어린 세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세재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상속세 부문에서 조부모가 손자의 대학 등록금을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단카이 세대의 부를 다음 세대로 넘기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전후 일본 세대에서 혼돈의 시기를 보냈던 단카이 세대에 다시 희생이 강요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본의 장년층 세대의 변화는 지난 일본 총선에서 드러나듯 자발적인 면이 있다. 인플레이션 정책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노인들에 대해 막말을 쏟아내는 자민당 의원들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은 이들 나이든 세대의 자기 헌신 의지가 반영되었다.

일본을 자주 내왕하는 여의도 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무엇보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대지진 원전사고와 같은 재난을 겪으면서 일본 노인들이 달라졌다"고 했다. 후세대를 염려해 자신을 내려놓으려 하는 태도가 만들어졌고, 사회적으로도 "정(情)"을 앞세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