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연대 정신 내세우며 결정했지만 안철수측 반응 '시큰둥'
[뉴스핌=함지현 기자] 4·24 재보궐 선거에서 안철수 전 교수가 나서는 노원병 지역 무공천 결정과 관련, 민주통합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무공천 자체에 대한 지적보다는 무공천을 할 수밖에 없는 당내 상황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26일 "후보를 안 낸 것이 아니라 못 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서 승리할 수 있는 전망이 없다"며 "대통령이 인사실패, 국정 난맥을 보이고 있음에도 야당에 대한 기대를 국민이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정국에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선거 결과를 낙관하지 못하는 참혹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굴욕이 계속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용섭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서 "127석의 국회의원을 가진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비대위의 고육지책은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무공천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두고 연대나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무공천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당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기정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기초를 자꾸 허물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면서도 "비대위가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당원의 입장"이라고 피력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원병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오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되 당내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 안철수측 반응은 '시큰둥'
민주당은 전날 야권연대의 정신을 강조하며 노원병 지역 무공천을 결정했다.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지난 2011년 서울시장선거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에 양보한 안 전 교수에 대한 정치적 도의를 다 해 향후 연대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카드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작 안 전 교수측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상에는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민주당의 무공천으로 당선이) 좀 수월해진 측면도 있겠으나 또 동시에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단일화를 앞세우는 등 선거공학적 접근을 하지 않고 현실정치와 부딪혀 새 정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낮게봤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야권 지지자들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가 있는 일인데 여권 지지자들 입장 같은 경우는 상당히 경계하는 게 있다"며 "복합적인 과정에서 만들어진 무공천 결정이라 안 후보 쪽에서는 평가를 하기엔 적절치 않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내 반발까지 무릎쓰며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과 일단 독주의 뜻을 내비친 안 전 교수와의 관계가 노원병 선거를 기점으로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