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4분기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부진에 대한 실망으로 유로화가 하락했다. 특히 엔화에 대해 유로화는 3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엔화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환율전쟁을 진정시키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지만 선진 7개국(G7)의 성명서 발표를 계기로 한 오름세가 지속됐다.
1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69% 하락한 1.3359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3315달러까지 하락했다.
달러/엔은 0.64% 떨어진 92.79엔에 거래,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유로/엔은 1.35% 급락한 123.94엔을 기록해 유로화에 대해서도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0.37% 상승한 80.37에 거래됐다.
유럽연합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경제가 전분기 대비 0.6%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발표했다. 이는 4년래 최저 수치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4분기 0.6%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2위 경제국인 프랑스는 0.3%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분기 성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유로존 경제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3개월 전 0.3%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0%로 떨어뜨린 것이다.
주변국의 부채위기와 이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지출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 성장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RBS의 브라이언 다인저필드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GDP 수치가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며, 이 때문에 ECB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로화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추가 통화팽창 가능성이 외환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앞으로 유로화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닐 멜러 외환 전략가 역시 “유로존 4분기 성장률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며 “유로화가 장기간 상승했기 때문에 성장률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엔화는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부 장관이 G20 회의 이후 발표될 성명에 외환시장 개입의 문제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RBC의 애덤 콜 외환 전략가는 “달러/엔이 95엔 선을 넘어설 것”이라며 “다만 일본은행(BOJ) 총재 선임이 엔화의 하락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파운드화는 전날에 이어 내림세를 지속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0.35%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에 대해 파운드화는 0.38%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