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2008년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헤지펀드와 벌인 이른바 ‘세기의 내기’의 중간 평가 결과 버핏이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간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앞지를 수 있다는 것이 버핏의 주장이었다. 내기의 상대방은 펀드 오브 헤지펀드인 프로테제 파트너스. 프로테제는 5개 헤지펀드를 ‘선수’로 내세우며 버핏이 선정한 뱅가드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이길 것으로 장담했다.
2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수익률 겨루기 시한의 약 절반이 지난 가운데 중간 성적은 버핏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금융시장이 패닉장을 연출했던 2008년 뱅가드의 인덱스 펀드는 37%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프로테제의 헤지펀드는 24%의 손실로 버핏을 가볍게 눌렀다.
하지만 최근 뱅가드 인덱스 펀드는 8.69%의 수익률을 올렸고, 프로테제의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0.13%에 그쳤다.
2009년 3월 이후 미국 증시는 장기 상승장을 연출했지만 글로벌 헤지펀드는 위기 이후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주식을 포함한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데다 펀더멘털과 커다란 괴리를 보이면서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한 해의 성적만 보더라도 인덱스 펀드가 15.96%의 수익률을 올린 데 반해 프로테제의 헤지펀드는 6.46%의 수익률을 기록해 시장 수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한편 버핏과 프로테제가 내기에 건 ‘판돈’은 각각 32만달러다. 총 64만달러의 자금을 양측은 채권에 투자했다.
수익률 겨루기가 종료되는 2017년 말 투자자금이 100만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양측은 예상했지만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채권시장이 강세장을 연출한 데 따라 2012년 말 이미 종자돈이 100만달러에 근접한 상황이다.
수익률 겨루기의 후반전 양측의 승패는 엇갈릴 수도 있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 이들의 내기 판돈의 원금과 수익금은 자선 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