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장부터 대변인까지 '묵묵부답'…궁금증만 증폭
[뉴스핌=노희준·함지현 기자]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번째 낙마 사례인 최대석 전 외교국방통일 분과위원 사퇴에 대해 인수위원들은 14일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최대석 인수위 통일외교 분과 위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기자들은 이날 오전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진을 치고 들어오는 인수위원들에게 주로 최 전 위원의 사퇴 문제를 물었지만, 인수위원들의 입은 좀체 열리지 않았다.
대부분 아무 말 없이 인수위 건물 속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거나 동문서답으로 자리를 회피했다. 말을 하는 경우도 전날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을 짧게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오전 9시께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태운 검은색 승용차가 인수위 별관 앞에 멈춰섰다. 기자들은 차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에게 따라붙었다.
"위원장님, 인수위원 사퇴하셨는데 이유가 뭔가요?", "후임인선도 하실 건가요?", "개인이유인지, 업무상의 이유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일신상의 이유라는 게 무슨 이유인지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등등 기자들의 여러 질문이 빗발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들릴 듯 말 듯 날아온 "수고가 많습니다"라는 전형적인 동문서답이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도 최 전 위원의 사퇴와 관련, 개인적인 사항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만 알아두시죠"라고만 했다. 추가인선과 관련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고, 출국한다는 게 사실이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기자들을 지나쳤다.
최 전 위원이 속해있던 외교국방통일 분과위 소속 윤병세 위원은 "다 밝힌대로"라며 "대변인 말한 대로"라고 전날 브리핑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내부갈등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도 아무 말 없이 별관 속으로 사라졌다.
당선인의 공식적인 '입'인 대변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당선자와는 (최대석 위원의) 사퇴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하는데"라고 묻자 "아…저는 잘 모르겠어요"라는 말만 남기고 별관 속으로 몸을 숨겼다.
최 전 위원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두고 갖가지 억측이 인수위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가운데 인수위원들조차 입을 다물면서 되레 궁금증만 증폭되는 형국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최 전 위원이 차기 정부의 통일부 장관으로까지 거론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장관 후보 등을 놓고 인사 검증을 벌이다 특정 문제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전 위원은 GS그룹 허씨 일가의 사위로 재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대북 관계에서 '비둘기파'로 알려진 최 전 위원이 인수위 내부의 '매파'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최 전 위원은 전날 김 위원장에게 사의 표명을 한 뒤 인수위 직원들에게 "그만둘 것 같다"며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닌데 내가 책임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최대석 외교국방통일 위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인수위원직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 당선인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인수위원 임명장을 받은 지 엿새 만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