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명재곤 세상토크] 탈피(脫皮)하지 못한 재벌은 죽는다

기사입력 : 2013년01월09일 17:07

최종수정 : 2013년03월13일 15:39

독일의 문호 괴테는 ‘탈피(脫皮)하지 못한 뱀은 죽는다’고 말했다.  구태의연한 고정관념의 껍질을 벗어나야, 쇄신해야만 지속성장과 성숙의 보람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수행하라고 말한다.  새 삶을 위한 고통의 감내이고 예전과의 단절이다.  민속신앙에서 뱀은 다산과 풍요의 존재다. 허물을 벗는 습성 때문에 불사나 영생을 상징하기도 했다.

 검은 뱀의 해 계사년(癸巳年), 올해 재계의 한 화두로 ‘탈피(脫皮)’를 권하고 싶다.

 다산과 풍요라는 ‘성장’ 가치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경제민주화 바람앞에서 ‘쇄신’가치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골목상권을 보호하려는 쇄신형 탈피는 지금으로서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발생, 통제하기 힘들게 확산되는 위기를 ‘코코넛 위기(Coconut Crisis)'라고 한다. 코코넛이 언제 자신의 머리에 떨어져 치명적 부상을 입을지 모르는 걸 빗댄 경제용어이다. 지난 2008년 월가의 불똥에서 번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경영 주체들이 가장 경계하는 게 ‘불확실성’이다. ‘코코넛 위기’는 삼성그룹도 현대차그룹에게도 닥칠수 있다. 예측하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하면 ‘한국판 노키아’가 나의 일이 되지말라는 법은 없다.

지난해 대선정국에서 형성됐던 정치적 지형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사라졌다. 정치권력 주체가 확립됨에 따라 기업의 정부 정책 예측성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은 벗어났다.

대기업 정책에 상대적으로 온건적인 새 정부의 탄생은 재계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겠다.

‘성장과 복지의 쌍두마차론’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론’에서 대기업 존중감을 확인할수 있는 분위기이다.  최근에는 ‘국민 안전과 경제부흥을 국정운영의 중심축으로 삼고자 한다“며 박근혜노믹스의 중심축을 ’성장‘으로 옮기는듯한 얘기도 들린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내심 표정관리를 하면서 새 정부의 대기업 친화책을 은근히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벌, 대기업들은 ‘탈피’를 하지 않는다면 생각지도 못한 ‘돌발’악재에 허덕일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과거같은 짬짜미 밀월기를 꿈꿔서는 안된다.

당장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동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박근혜식 경제 민주화 바람은 정권 초기 강하게 일 소지가 많다. 51%대 48%의 대선결과나 경제 양극화의 국면에서 ‘민생’공약은 쉽게 빨리 지워지지 않는다. 재계가 ‘탈피’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탈피에 성공한 기업이 살아남는다.

특히 정권 핵심세력이 바뀌면서 몇몇 그룹들은 새 정부 1년차의 시간에서 무소불위 슈퍼갑의 허물을 벗는 노력을 의식적이라도 해야할 듯 싶다. 정부 눈길을 계산한 요식행위도 경우에 따라서는 불가피하겠다.

 

마침 코오롱 그룹 이웅렬 회장이 신년사에서 ‘탈피’를 강조, 많은 걸 생각케 한다.

그는 “서양속담에 ‘탈피하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룹의 모든 사람들이 사업의 모든 부문에서 ‘이만하면 됐다’는 껍질을 체질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탈피가 코오롱의 미래 생존 키워드다.


그렇다면 재계는 ‘탈피’의 실마리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먼저 부처의 말씀을 비유적으로 설명해주는 ‘백유경(百喩經)’에 나오는 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 마리 뱀이 있었는데 머리와 꼬리 사이가 좋지 않았다. 머리는 언제나 자신이 앞장서 가는 걸 당연히 여겼고, 꼬리는 항상 뒤따라가는 게 불만이었다. 서로 앞장서겠다고 다투던 어느 날, 참지못한 꼬리가 나무에 똬리를 틀었다. 더 이상 앞으로 나갈수 없게 되자 머리는 꼬리에게 선두를 양보했다. 그러나 꼬리에는 눈이 없어 앞에 있던 불구덩이를 피해가지 못하고 불에 타죽었다”

뱀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것이고 교만함을 질타하는 것이고, 화합하지 못한 결과가 어떤 참화를 부르는 지를 대중에게 말해주고 있다.

머리와 꼬리가 있어 하나의 생명체, 뱀이 살아있는 것이다. 각각의 역할도 따로 있을테고 그러면서 한 유기체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화합이 절대 요구된다는 걸 깨우쳐 주고있다.  요즘 말하는 ‘100% 대통합’이 왜 필요한 가를 음미케 하는 경전의 한 대목이다.

 

다음으로 국내 주요 그룹 회장들 올 신년사를 훑어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어려운 이웃, 그늘진 곳의 이웃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수 있도록 사회공헌사업을 더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도 적극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 LG는 우리가 속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유념해달라고”고 주문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방법은 바로 ‘사회적 기업’이다. 경영자로서 그간 쌓아온 경함과 지식을 잘 활용해 사회적 기업이 지금의 영리기업처럼 시장을 만들어 평가받고, 더 나은 사업 모델을 찾아가는 건전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새해 각오를 피력했다.

백유경의 뱀의 이야기에서 글로벌 그룹을 이끄는 총수들 신년사에서 재계의 ‘탈피’필요성과 큰 줄기의 한 흐름은 나왔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이다. 이 가운데 특히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론은 매우 유의미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 평가이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기계적으로, 반강제적으로 기부와 자선,봉사활동에서만 찾던 습성에서 진일보한 탈피책이라는 것.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얼마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해 대기업이 협조하고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 당선인도 “노력해 달라”며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전경련이 사회적 기업육성의 약속어음을 스스로 발행했다는 점에서 재계의 고민정도가 대충 짐작이 간다.  

아무튼 지역공부방에 교사를 파견하는 사회적 기업, 다문화 가족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장애인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출소자를 위한 사회적 기업, 그리고 사회적 기업의 물품을 구매하고 컨설팅을 해주는 대기업들,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등이 넘쳐 나는 계사년이 되길 바란다.                /    논설위원     명재곤





[뉴스핌 Newspim] 명재곤 논설위원 (s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