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제로금리 시행과 관련,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목표를 제시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실질적인 고용 창출 및 경기 부양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인 동시에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크게 높인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금을 위험자산으로 내몰아 거품을 조정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구체적인 고용 지표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거나 균형 잡힌 정책 방향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매월 450억달러씩 국채 매입을 확대한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물가 통제에 실패할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래커 총재는 “경기가 완만한 성장을 보이는 한편 인플레이션이 상무부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만큼 추가 부양책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모기지 증권 매입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신용 흐름을 특정 자산시장에 몰아가는 것은 연준 본연의 역할에 걸맞지 않을 뿐 아니라 균형 잡힌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연준의 움직임에 반기를 들었다. 이미 한계수위인 대차대조표를 추가로 확대, 리스크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연준이 유동성을 걷어들여야 하는 상황을 맞을 때 출구를 찾는 데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은 이글스의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와 흡사한 양상”이라며 “언제든 원할 때 체크아웃을 하되 절대 떠날수는 없다”는 노래 가사처럼 연준은 비전통적인 팽창적 통화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셔 총재는 “연준은 소위 ‘하이퍼’ 경기부양책에 해당하는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며 “연준 정책자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판의 목소리는 연준 외부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제로금리의 장기화와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정크본드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버블을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 결과는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한층 높인 것이라고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를 포함한 투자가들은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