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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당국, 쌍용건설 매각놓고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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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식 무사안일주의, 매각 실패 자초

[뉴스핌=노종빈 기자] 쌍용건설의 매각이 총체적 실패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서로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주된 원인은 눈치보기와 복지부동, 무사안일주의 등으로 상징되는 공무원·공기업 조직의 무능과 비효율 등으로 풀이된다.

◆ 쌍용건설 유동성 위기…'8분의 1' 토막

14일 IB투자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주당 인수가치는 지난 2008년 최고 3만1000원대(동국제강)를 기록한 뒤 올해 초 입찰에서도 주당 8000원대(M+W)와 5월 주당 7000원대를 거쳐(M+W), 8월 주당 6000원 수준(이랜드)까지 수직낙하했다.

여기에 쌍용건설의 13일 종가는 4090원으로 지난 2007년 고가인 2만7550원에 비해 거의 8분의 1 토막이 나 있는 상태다.

캠코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700억원 규모의 쌍용건설에 대한 긴급 유동성 투입을 의결했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자금투입 이유에 대해 "쌍용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빠진다면 1400개에 이르는 협력업체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신인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20%대 프리미엄 놓치고 결국 '떨이' 매각

하지만 정부로서는 지난 2008년 당시 지분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팔 수 있었던 호기를 불과 4년만에 가만히 앉아서 날려버렸다.

쌍용건설 매각은 2008년 동국제강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이 박탈된 뒤 올해 4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지난 2008년 동국제강은 자금부족 등을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포기하고 캠코 측에 230억원에 이르는 이행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캠코는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에 집중, 추가적인 매각 입찰을 서두르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된다.

결국 캠코가 소송 결과에서는 이겼지만 결과적으로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매각타이밍을 놓침으로써 총체적 실패를 자초했다.

◆ 당국, 4년 간의 '시간 여행'

그렇다면 지난 4년여간 정부는 왜 4, 5차례의 결정적인 매각기회를 살리지 못했을까. 주된 이유는 공무원 공기업 조직의 무능과 비효율에서 찾을 수 있다.

캠코는 단순히 부실자산에 대한 관리만을 맡고 있는 입장이다.

즉 캠코에게 주어진 것은 매각이라는 미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최대한 어떻게든 빨리 매각하는 것만이 목적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매각과정에서 보여준 캠코나 공자위의 태도도 매각 결정과 관련한 어떠한 의지도 권한도 없었다. 이 때문에 시장불안감은 확대됐고 과연 매각의지가 있기나 했느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 매각에만 급급…책임있는 관리능력 '부재'

전문가들은 무조건 매각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부든 캠코든 매각까지 책임지고 경영에 대한 책임있는 관리도 동시에 했어야 한다. 즉 매각 뿐 아니라 기업에 대한 정상적인 경영 관리에 대한 책임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전략적 의사결정 권한이나 책임 능력 부족이 결국 총체적 난국을 불러온 것이다.

캠코라는 공기업 조직과 이를 관할하는 공자위, 그리고 전권을 가진 금융위 등 공무원 조직의 관리능력 부족, 특히 기업 경영 현안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쌍용건설은 최근까지도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또한 정부가 매각에만 올인하는 기간동안 저금리로 채권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기회도 놓쳐버린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쌍용건설의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졌고 결국 정부는 멀쩡했던 기업을 부실기업으로 만들어버린 꼴이다.

이제와 청산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급기야 '생돈' 700억원 자금투입이라는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캠코가 보유한 470억원대 지분에 대해 국민의 돈 700억원을 집어넣는 것은 한마디로 넌센스"라며 "수십 조원을 관리하는 캠코 입장에서는 수백억은 큰 돈도 아니고 결국 급한불부터 끄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당국, 정책 신뢰도·분위기 회복 나서야

이번 사태의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 당국인 금융위로서도 쌍용건설 문제와 관련 제대로 얼굴을 들 수 없는 입장이다.

오는 11월 부실채권정리기금 활동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음 정권을 위해서라도 금융위와 공자위, 캠코는 잠재적 매수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입찰에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종의 높은 상호연관성으로 고려할 때 어느 한 축이 무너지면 전체가 다 위협받을 수 있다. 또한 최근 금융위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지 며칠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건설을 무너뜨리는 것은 정부 정책의 신뢰도 위기를 자초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도 진흥기업 때문에 곤욕을 치렀고 웅진그룹도 극동건설 때문에, 금호그룹도 대우건설 때문에 이미지가 크게 무너졌다"면서 "캠코 자금투입의 효과로 쌍용건설이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척박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사들은 지급보증과 같이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부실이 많이 있다"면서 "살아남더라도 기업가치는 거의 남지 않고 브랜드 가치도 예전과 같이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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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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