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일괄시행 안되면 현실화 어렵다"
[뉴스핌=최주은 기자]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상 시행을 앞두고 수수료율 적용에 대해 눈치보기가 여전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의지와 카드사의 소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형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상 시행을 앞두고 카드사들이 가맹점별 적정 수수료율 산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개정될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현실화를 위해 각 카드사들은 가맹점별 수수료 원가율 책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카드사들은 가맹점과 세부 협의를 거쳐 수수료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별약관이 적용된 일부 대형가맹점의 경우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삼성카드와 장기계약을 맺은 코스트코가 거론된다.
통상적으로 카드사와 가맹점은 1년마다 계약하는 것이 관행인데, 코스트코는 삼성카드와 지난 2010년 연 0.7% 수준으로 2015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여전법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삼성카드와 코스트코는 기존 계약이 끝날 때까지 적어도 2년가량은 새로운 수수료율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코스트코가 한미 FTA 협정을 위반했다면서 ISD(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에 의해 피해를 입을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한 제도)제소 등의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적절한 수수료율 산출을 통해 금융당국의 지침을 따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가맹점과 협의를 진행해 봐야한다”며 “협의 전 예단해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도 기존 가맹점 계약 만기일자와 관계없이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가맹점수수료 원가가 변동되거나 관련 법규 행정지도에 따른 수수료율 산정결과 변경이 필요한 경우 1개월전 사전 고지함으로써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만, 별도의 특약을 통해 가맹점수수료율 변경을 제한하고 있는 극소수 대형가맹점에 대해서는 법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어 개별 계약형태에 따라 추가적인 법률 검토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른 수수료율 현실화는 일괄 적용했으면 한다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바람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개정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적용되는 시점에 일괄 시행돼야지, 나중에
따로 진행한다는 건 수수료율 현실화를 하지 않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도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의 눈치보기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현실화는 상위 4% 가맹점에 대해서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들 가맹점이 현대차, 이마트 등 슈퍼갑인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밉보여서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여전법 개정이 35년만에 당국을 시발점으로 이뤄지는 숙원 사업인 만큼 금융당국의 강한 의지와 카드사의 소신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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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