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부의장 후보로 친이계 이병석 선출 이변
[뉴스핌=이영태 기자]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과 부의장 선출에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오더’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사진제공: 강창희 의원실] |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선 친박(친박근혜)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 구도에 따라 예상대로 강 의원이 전체 136표 가운데 88표를 얻어 48표에 그친 5선의 정의화 의원(부산중동)을 제치고 신임 국회의장에 내정됐다. 강 의원은 국회 본회의 정식 선출절차를 거치면 의정사상 첫 충청권 출신 국회의장으로 기록된다.
새누리당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병석 의원.[사진제공: 이병석 의원실] |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북 포항 동지상고 후배이며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으로 친이계 핵심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 “친박계 의원들도자 독식 논란에 부담감”
새누리당 관계자는 2일 “이번 새누리당 국회의장과 부의장 선거에 박근혜 전 위원장의 오더는 없었다”며 “친박계 의원들조차 의장으로 친박계를 선출하면서 부의장까지 친박계 의원을 선출하는 데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 의석 분포에 따르면 초선의원들까지 포함해 약 70%가 친박계인 것으로 분류된다. 19대 총선 이전까지는 친박계 비중이 30~40%에 불과했으나 총선 공천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 의원들이 친박계로 돌아선 데다 초선 의원들 대부분이 박 전 위원장의 결제를 거쳐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이들도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이병석 의원의 경우 친이계와 쇄신파로 분류되는 중립지대 의원들의 지지는 물론, 일부 범친박계 의원들의 표까지 얻어 선출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부의장 후보로 유력했던 송광호 의원(충북제천)이 계파(친박계)와 지역구(충북제천)가 강창희 국회의장 내정자와 겹치는 것을 감안해 부의장 경선을 포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도 “강창희 의원의 경우 선수와 나이, 친박계란 당내 역학구도 등에서 국회의장 경선에 나설 경우 선출이 당연시됐다. 그러나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에 국회의장까지 친박계가 차지한 마당에 부의장까지 친박계가 선출될 경우 독식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 의원들의 전략적 투표를 가능케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병석 의원실도 이 같은 분석에 동의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박심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의원들이 친박계가 너무 다 해먹는다는 비판에 부담을 느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 “선출순서와 지역구, 인물론이 표심 자극”
이 관계자는 “다른 변수도 작용했다”며 “부의장 선거가 이미 강창희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다음에 치러져 의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과 이 의원이 친박계 핵심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이라는 점, 그리고 부의장 선거를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 등이 의원의 표심을 자극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병석 의원의 경쟁자였던 정갑윤 의원은 지난 1일 경선 후보 연설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4명의 후보 중 유일한 노타이 차림이었다는 점이 의원들에게 좀 성의 없다는 인상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새누리당 내에선 “이병석 의원이 지난 2010년 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주류인 친이계이면서 ‘당 화합’을 위해 김무성 전 의원에게 원내대표직을 양보했던 사실이 이번에 부의장 후보 경선에서 친박계 의원들의 표심에 호소하는 자극제가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 경선을 통해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이병석 의원은 19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임기 2년의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으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여야 간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따른 19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 오는 5일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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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