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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외환시장 '개입 전략' 따로 있나?

기사입력 : 2011년09월26일 15:29

최종수정 : 2011년09월26일 16:29

- 환율 급등세 진정됐다가 어느 순간 무너지는 '이상한' 사례 자주 나타나
- 시장서는 "개입 한도 정했다가 소진하자 발을 뺏기 때문" … 한은 “확인해줄 수 없다”
 
[뉴스핌=한기진 김민정 김연순 기자] 혼란에 빠진 외환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외환당국의 ‘전략적’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도’를 내부적으로 정해놓고 한국은행이 매도 개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노리고 한도설정 없이 달러 매물을 쏟아내며 전면적으로 시장과 환율전쟁을 벌였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시장서는 “정황으로는 확실하다”고 보지만 한은은 발뺌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 마감 ‘2분여’를 남기고 급락하며 전날보다 13.80원 하락한 1166.0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은 한은이 40억 달러 개입물량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에 일주일 단위 혹은 2~3일 단위로 달러 개입 물량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외환딜러는 “금융위기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환율이 급등하면서 내부적인 개입 한도 규정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환율급등이 멈추다 갑자기 움직임이 빨라지는 건 한도가 소진돼 한은이 더 이상 개입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입 한도가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한은 외한시장팀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입 한도가 있는지 혹은 한도가 있어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것인지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일반적인 한도의 개념으로 보면, 통안증권 같은 경우 지난 2008년에 정해진 액수가 있었는데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필요한 경우 특정 사안에 대해 한도를 설정하거나 늘리는 등의 방식을 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일 개입 한도가 설정돼 있고 이 규모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려질 경우 한은 입장으로서는 투기세력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역할을 한 결과가 된다. 일정 규모가 개입된 이후에는 추가로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움직일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 일종의 목표가를 던져준 것과 다름없어서다. 한 외환딜러는 “시장에서는 (환율이) 빠지면 사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한도가 있다고 보는 또 하나 이유는 현재 보유중인 외환보유고 3122억달러(8월말 기준) 가운데 80%인 2798억달러가 국채, 금융채, 국제기구채 등에 투자돼 있어 당장 현금화 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재 들고 있는 달러 현금을 적절히 나눠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 한 딜러는 "유로/달러도 1.35달러가 무너지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여전히 매수세 강한데 1200원 부근까지 접근하면 당국의 스무딩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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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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