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은행이 26일 청년고용 부진이 고용의 질 악화로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 반도체 중심 산업재편과 AI 확산으로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가 강해졌다
- 청년층의 안정적 일자리 진입과 노동시장 이동이 줄어 부진 장기화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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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 이동률 8%대→5%대…고용 회복 지연 우려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반도체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확산이 맞물리면서 청년층의 취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입 채용이 위축된 데다 노동시장 이동성까지 낮아져 향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청년고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에 따르면 최근 청년고용 부진은 실업률 상승보다 임시·일용직 증가 등 고용의 질적 악화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2022년 6.4%에서 올해 1~9월 6.6%로 상승했고, 고용률은 같은 기간 46.6%에서 43.7%로 하락했다. 다만 실업률은 과거 청년고용 부진기인 2014~2019년 평균(9.4%)보다 낮고 고용률은 당시 평균(42.0%)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 가운데 임시·일용직 비중은 2022년 약 31%에서 올해 약 3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59세 핵심연령층에서는 해당 비중이 낮아졌다. 청년층의 시간제 근로 비중과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 비중도 확대됐다.
한은이 고용계약 기간과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 사업체 규모, 직업별 실직 위험 등을 반영해 산출한 청년층의 고용의 질 지수도 2023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평균 95를 소폭 밑돌았다. 해당 지수는 2010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1년을 제외한 평균을 100으로 설정한 것이다.
한은은 이러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고용이 안정적인 1차 노동시장의 수요 정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기다리며 실업 상태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취업 눈높이를 낮춰 고용이 불안정한 2차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IT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이 꼽혔다. 반도체 등 IT제조업은 생산이 크게 증가했지만 상용직 채용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반면 상용직 채용 비중이 높은 비IT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생산 부진과 함께 채용이 감소했다.
황수빈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동향팀 과장은 "생산은 IT제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상용직 채용은 여전히 비IT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부문의 비중이 높다"며 "경제성장이 상용직 채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인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동수요 정체는 신규 취업에 나서는 청년층에 집중됐다. 한은이 30~59세 핵심연령층 대비 청년층의 상용직 입직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청년층의 상대적인 입직 규모는 과거보다 약 15~20% 축소된 것으로 추정됐다.

AI 확산도 기존의 경력직 선호와 신입 채용 축소 흐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와 산업을 중심으로 초급·기초 업무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기업들이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 추정 결과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25~29세 청년 1000명당 첫 직장 상용직 입직자는 2014~2019년 48명에서 2023~2026년 45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취업 경험이 있는 경력 입직자는 같은 기간 102명에서 121명으로 증가했다.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진입도 제한적이었다. 한은이 2021~2023년 청년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 취업을 희망한 미취업 청년 가운데 1년 뒤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비중은 12.1%에 그쳤다. 27.8%는 2차 노동시장에 취업했고 60.0%는 실업 또는 비경제활동 상태에 머물렀다.
취업 이후 노동시장 간 이동도 줄었다. 한은이 청년층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 옮긴 비율은 2014~2019년 8%대에서 2023~2024년 5%대로 하락했다. 반면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들이 같은 직장에 계속 머무르는 비율은 높아졌다.
한은은 이러한 구조가 향후 노동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청년고용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차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직무 역량을 축적할 기회가 줄어들고, 1차 노동시장으로의 이동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일자리 지원뿐 아니라 산업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IT제조업의 성장 성과가 연관 산업과 내수 부문으로 확산되도록 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직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산업 현장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기존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도한 인력 교체 비용이 청년층의 신규 진입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채용·인력 조정 부담을 완화하면 안정적인 일자리의 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정성엽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동향팀장은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적이면 1차 노동시장에서 기업들이 노동수요 자체를 더 줄인다"며 "노동 교체 비용이 낮아지면 1차 노동시장의 수요 자체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oyn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