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3일 로이터는 AI 기업의 거품이 주가 아닌 이익에 있다고 분석했다
- AI 투자로 부풀려진 이익은 향후 감가상각비로 되돌아올 전망이다
- 빚 의존한 인프라 투자에 신용경색과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인공지능(AI)발 신용쇼크가 확산하고 있다. 네오클라우드 업계에서 시작된 불씨는 하이퍼스케일러 진영(빅테크)으로 옮겨붙었다. 시장은 이들의 장밋빛 성장 전망보다 부채위험에 한층 민감해졌다. 구멍 난 현금흐름과 높아진 조달금리에도, 빚을 더 끌어다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경영진들을 향해 주주와 회사채 투자자들은 계속 경고를 보내는 중이다. AI 성장 신화에 가려졌던 장애물들도 새삼 존재감을 드러내며 경고의 데시벨을 높이고 있다. 자산시장 내 부(富)의 파괴를 동반하는 이러한 흐름은 자기실현적 위기의 속성을 지님과 동시에 실물경기로 전염 위험을 높인다.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올랐다 해서 반드시 거품인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이익 급증세를 동반할 경우 밸류에이션(PER 기준)은 오히려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반면 기업의 이익 자체가 부풀려진 신기루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산업 생태계가 복잡한 금융기법과 결합한 '폰지 금융'에 의지하고 있다면 상황은 더 위태로워진다.
새로운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해 음악이 멈추는 순간,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가 찾아온다.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신용경색이 확산하는 지점이다.
◆ 기업이익 급증세
23일자 로이터 브레이킹뷰스의 분석(US corporate profit boom faces its 'Minsky moment': 미국의 기업 이익 붐, 민스키 모멘트에 직면)은 최근 시장이 가장 민감해하는 주제를 다뤘다. 인공지능(AI) 생태계의 진짜 거품은 주가가 아니라, 그간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했던 기업들의 이익 자체에 있다고 짚었다.
올해 중반 기준으로 미국 기업들의 지난 12개월 동안의 이익은 4조7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7%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기업 이익 성장에 보탬이 됐지만 가장 강력한 동력은 역시 AI 인프라 투자 열풍이었다.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7월까지 12개월 동안 26% 증가했다. 장기 평균 연간 증가율인 7%의 약 4배에 달한다. 주지의 사실이듯 이들 기업의 이익 증가세는 AI 관련 기업에 집중돼 있다.
미낙 어드바이저스의 제라드 미낙에 따르면 AI 관련 19개 기업의 예상 이익 증가액은 2025년 1월 이후 약 70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S&P500에 속한 나머지 기업들의 예상 이익 증가액을 합친 것보다 50% 많은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AI 관련 주요 기업 42곳의 올해 이익이 6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S&P500 기업들의 합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23%다. 이들 42개 AI 기업이 올해 S&P500 전체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이야기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쏠림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봤다. 내년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1조6000억 달러에 달하면서 AI 관련 42개 기업이 S&P500 전체 이익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두고 제프리스의 전략가 크리스토퍼 우드는 "이번 AI 자본 지출(Capex) 붐의 기업 이익 증폭 효과는 역사상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 거품의 실체는 기업이익
'AI의, AI에 의한, AI를 위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역대급 자본 지출은 생태계 전반의 '당장의 이익'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리고 있다. 누군가의 투자(지출)는 누군가의 매출로 돌아오기 마련인데, 여기에 투자 지출 기업과 이들에게 장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사이의 비용·매출 인식 시차가 당장의 기업 실적을 실제보다 더 좋아 보이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가령 아마존이 엔비디아로부터 100억 달러어치 GPU를 구매한 경우, 엔비디아는 제품을 인도하는 즉시 100억 달러를 매출로 인식한다. 여기서 제조원가 등을 제외한 금액이 이익으로 남는다. 반면 아마존은 GPU 구매에 들어간 100억 달러 전액을 곧바로 비용 처리하지 않는다. GPU를 자산으로 계상한 뒤 사용 기간에 걸쳐 감가상각비로 나눠 반영한다. 내용연수를 6년으로 가정하면 연간 약 16억7000만 달러씩 비용으로 인식하는 구조다.
덕분에 하이퍼스케일러나 네오클라우드 업계의 자본 지출(투자 비용)이 당장의 손익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동시에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여타 장비를 판매하는 기업들의 이익은 AI 인프라 투자 붐을 타고 솟구친다. 그렇게 AI 생태계 전체의 이익은 폭발적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더구나 데이터센터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라면, 해당 시설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마존 등이 구매한 GPU의 감가상각은 시작되지 않는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AI 자본 지출의 최대 40%에 해당하는 설비가 2027~2029년 사이에야 실제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익 급증세 이면의 이러한 신기루가 영원할 수는 없다. 캐피털 기어링 자산운용(Capital Gearing Asset Managemen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무렵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연간 감가상각비는 5000억~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뤄졌던 비용인식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반영돼야 하는 순간이다.
오픈AI나 앤스로픽과 같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지분가치도 AI 빅테크들의 이익을 부풀리는 데 한몫했다.
빅테크들은 오픈AI와 같은 비상장 기업의 지분 가치 변동분을 손익계산서상 '기타 영업외수익(other non-operating income)'에 계상한다. 올해 중반 기준으로 최근 4개 분기 동안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순익은 연간 환산으로 2220억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기타 영업외수입은 2240억 달러 늘었다. 즉 비상장 AI 기업에 대한 보유 지분 가치 상승이 이들 4대 하이퍼스케일러가 보고한 순익 증가분 전체를 설명하고 있다.
AI 열풍을 타고 치솟았던 앤스로픽과 오픈AI의 몸값이 되돌려지면 빅테크들의 영업외수익에서도 역회전(감소 혹은 평가손 전환)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브레이킹뷰스는 "하이퍼스케일러와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이익 대비로 비싸 보이지 않는 이유는 거품이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기업 이익 자체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06년 주택시장 거품이 정점에 달했을 당시 미국 주택건설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고, 2010년대 중반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을 당시 글로벌 광산업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미낙은 "AI 인프라 투자 붐이 끝나면 기업 이익 증가율도 장기 추세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폰지금융과 민스키 모멘트
AI 인프라 구축에는 점점 더 많은 돈이 든다.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투자 계획은 빚으로 진행되고 있다. 건설중인 데이터센터가 실제 매출을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부지를 매입하고도 공사가 지체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GPU)는 늙어가고, 금융 비용은 꼬박꼬박 나간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하이퍼스케일러 업계 경영진들은 올 회계연도 영업현금흐름의 거의 전부를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지출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회사채 발행도 크게 늘었다. 이들이 올 들어 발행한 무담보 회사채는 약 2250억 달러에 달한다. 연간 자본 지출의 약 30%가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AI 장비와 서비스 관련 리스 계약에 따라 총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지급 의무도 부담하고 있다. 해당 계약의 이행은 아직 시작되지 않아 이 같은 의무는 장부(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내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는 약 5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와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우리의 자본 지출 전망치를 실현하려면 신용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과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채 등 신용시장에서 외면받는 순간, 천문학적 투자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검색과 소프트웨어, 온라인 유통,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점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높은 하이퍼스케일러(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그러나 주변부 기업들을 시작으로 엄격해지고 있는 신용시장의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전술했듯 이들의 이익 성장세는 당분간 양호한 모습을 유지한다 해도 질적 측면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계속 시장의 의심을 사기 쉽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네오클라우드 업계의 사정은 이미 악화일로다. 회사채 시장이 이들에게 요구하는 대가(=조달 비용)는 올 들어 최고치로 뛰었다. 현재 15%를 넘나드는 코어위브의 회사채 금리는 사실상 조달시장 출입을 금한다는 시장의 경고에 가깝다.
빚으로 굴러가던 바퀴가 멈추면 자전거는 넘어진다. 이들에게 반도체를 비롯해 여타 데이터센터 부품을 공급하던 업체들 역시 페달이 느려지거나 방지턱에 걸리게 된다. 이달(10월) 들어 글로벌 증시는 그 위험을 가격에 신속히 반영중이다.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장기간의 호황이 오히려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경기가 좋고 자산가격이 계속 오르면 기업과 투자자들은 위험을 과소평가한다. 더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하고, 미래의 자산가격(혹은 사업가치) 상승을 전제로 새로운 차입을 일으킨다.
결국 자체 현금흐름으로 이자와 원금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해 추가 차입이나 자산가격 상승에 의존하게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민스키는 이러한 자금조달 구조를 '폰지 금융(Ponzi finance)'이라고 불렀다. 당기 순손실과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는데도 외부 조달로 사업의 외형을 키우고 있는 네오클라우드와 최첨단 AI 모델 개발업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폰지 금융 구조는 자산가격(혹은 사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이 계속 오르고 자금 조달이 원활할 때는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상황은 급변한다. 폰지 금융으로 굴러가는 생태계에 대해 시장의 평가가 인색해져 자금 공급을 꺼리면 약한 고리부터 균열이 생겨난다. 그렇게 '확신'의 자산들이 하나둘 '부실'로 인식되면서 금융시스템으로 손실이 전이된다.
여름을 지나며 코어위브를 비롯한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들의 부도위험에 대비하는 수단인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의 프리미엄은 급한 기울기로 치솟고 있다. 또 다른 네오클라우드 기업 퍼머스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등은 상장(IPO)을 미뤘다. 다음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앤스로픽은 최근 기업가치 목표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들게 하는 뉴스 흐름이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