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의 장덕준씨 사후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 노동부는 산재 보고와 은폐 행위가 확인되지 않아 불기소 송치한다고 밝혔다
- 노동계는 정부가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며 비판했고 쿠팡은 일부 결론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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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쿠팡 불법 확인했는데도 노동부가 물러나"
쿠팡 "부적절한 지시 사실로 확인된 것처럼 발표해 유감"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고용노동부가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쿠팡의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은폐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냈다. 노동계는 정부가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며 질타했다.
쿠팡은 장씨 사망 이후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밝힌 김범석 의장 메신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노동부 수사 결과를 두고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부적절한 지시가 사실로 확인된 것처럼 발표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노동부는 고 장덕준씨의 사망을 둘러싼 쿠팡의 사후 대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은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공소청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될 예정이다.
장씨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구센터 소속으로, 2020년 10월 12일 새벽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해 샤워를 하던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나이는 27세로 기저질환은 없었다. 그는 사망 전 12주 동안 평균 주 58시간, 마지막 일주일에는 62시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 의장이 2020년 10월 장씨 사망 이후 메신저를 통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그들은 시간제 근로자야. 시간당 돈을 받지 성과로 돈을 받는 데 아니다' 등의 메시지를 남긴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다만 김 의장의 발언과 지시 등을 산업재해 은폐 행위로 보고 형사책임을 묻는 일은 어렵다는 것이 노동부 결론이다. 노동부는 산안법상 산재은폐죄로 인정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이 이번 사건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영민 안전보건감독국장은 "산안법상 산재은폐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산업재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이것이 외부로 누설되지 않도록 막는 적극적인 행위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중대재해 발생을 보고했다. 산재 승인 과정에서 쿠팡의 방해 행위 등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공소시효도 한참 지났다. 산재 은폐 공소시효는 5년으로, 지난해 10월 만료됐다. 장씨 사건에 대한 고발장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접수됐다. 노동부는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지만 국민적 관심사가 있어 다시 들여다봤고, 사실관계를 밝힌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동부는 수사 과정에서 추가 확인된 다른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은 조사를 이어간다. 이밖에도 그간 논란이 됐던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PIP) 운영 여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등 각종 노동관계법 위반 의혹의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했지만 법 위반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시정지시 및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노동부는 "일부 퇴사자 명단을 작성해 자사 채용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근로기준법 제40조에서 금지하는 다른 회사 취업을 방해하기 위한 외부 공유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법파견 의혹도 법 위반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1월부터 노동 분야, 3월부터 산업안전 분야 기획감독을 진행한 결과 본사 및 계열사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105곳에서 산업재해조사표 미제출, 컨베이어 방호조치 미실시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이 적발됐다. 노동부는 이 중 61건을 사법처리하고 144건에 과태료 19억600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노동부가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쿠팡의 불법은 줄줄이 확인됐지만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할 대목에서 노동부는 이번에도 물러섰다. 노동부는 산재 신청을 취하하거나 회사와 합의한 노동자들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합의서의 누설금지 조항이 피해자들의 입을 막았고, 쿠팡은 합의서 제출을 거부했으며 압수수색 신청은 기각됐다. 돈으로 입을 막는 이 구조 자체가 산재은폐"라고 지적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노동부 판단도 비판 대상이 됐다. 민주노총은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는 각각 다른 회사다. 계열사끼리 명단을 돌려 썼다면 그것이 바로 다른 회사의 취업을 막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쿠팡은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필요한 사안들은 충실히 소명해가도록 하겠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유가족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산재 은폐 의혹을 둘러싼 노동부의 이번 수사 결론에 대해 "비위행위로 해고되고 소송에서 패소한 전직 임원의 일방적 주장이며, 관련 수사에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부적절한 지시가 사실로 확인된 것처럼 발표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반박했다.
쿠팡 측이 문제삼는 것은 2020년 10월 장덕준씨 사망과 관련해 김범석 의장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그들은 시간제 근로자야. 시간당 돈을 받지 성과로 돈을 받는 데 아니다'는 내용을 메신저로 보낸 것이 노동부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는 부분이다.
김범석 의장의 해당 메시지는 쿠팡 전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2025년 12월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쿠팡 측은 메신저 내용이 공개된 이래 과로사 은폐 의혹 등이 해고된 임원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비위 행위로 해고되고 소송(해고무효소송)에서 패소한 전직 임원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관련 수사에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부적절한 지시가 사실인 것처럼 발표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이날 밝힌 입장문을 부연했다.
shee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