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에스퍼 전 장관은 8일 미국·이란 전쟁이 2029년 넘길 수 있다 했다
- 그는 호르무즈 정상화와 핵합의가 어려워 장기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 미국이 중동에 묶이면 중국 견제가 약화돼 동맹과 함께 대응해야 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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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동에 발 묶인 사이 중국은 군사·경제력 확대…동맹과 함께 대응해야"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2027년을 넘어 2029년 차기 미국 행정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는 미국이 중동 전쟁에 매달리는 사이 최대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이 군사·경제적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유라시아그룹의 'GZERO 서밋' 패널 토론에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2027년까지 한참 이어질 것"이라며 "2029년 출범하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 전쟁이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장에서 CNBC와 별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 에스퍼 "전쟁 장기화 불가피…호르무즈 정상화·핵합의가 협상 걸림돌"
지난 2월 시작돼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이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를 이어가는 가운데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미국의 봉쇄가 계속되고 양측에서 때때로 충돌이 발생하면서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는 현재와 같은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에 대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라며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중동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에스퍼 전 장관은 양측이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의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는 "언젠가는 양측 모두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를 통해 얻어낸 것보다 더 나은 합의도 만들어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타협에 나설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에스퍼 전 장관은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한 합의를 받아들이고 그 결과와 비판론자들의 평가를 감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전쟁이 2029년 차기 행정부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기보다 경제 제재와 봉쇄를 통해 이란을 압박하는 전략이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이른바 '경제적 질식(economic strangulation)' 전략을 지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효과를 거두려면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압박 정책에는 시간과 규율,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미국은 일반적으로 이런 것들을 잘하지 못한다"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반드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서는 가장 덜 나쁜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여름 이란에 대한 제재와 경제적 제한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이를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라고 명명했다. 이후 경제적 압박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 "미국이 중동에 발 묶인 사이 중국은 군사·경제력 확대…동맹과 함께 대응해야"
에스퍼 전 장관이 더 크게 우려하는 것은 이란 전쟁의 장기화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가장 큰 적국"이라며 "우리가 중동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동안 중국이라는 거대한 위협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20여 년 동안 중동에 집중해 왔고, 유럽은 러시아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사이 중국은 경제력과 기술력, 외교력을 강화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추진해 왔다"고 지적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중국이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2049년까지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사실상 전 세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해 왔다"며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쥐고 세계의 규칙을 결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러한 목표를 위해 최소 30년 동안 체계적으로 움직여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세계 무역 체제를 활용해 자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워 왔다"며 "명확한 전략을 세워 이를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와 희토류, 태양광 패널, 핵심 원자재 등 전략 산업에서 중국이 확보한 지배적 지위를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경제 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집중하고 자원을 특정 산업에 투입할 수 있는 구조를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중국에는 전략이 있고, 그들은 그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면 미국의 역량을 중국에 집중할 것"이라며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과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협력은 군사 동맹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며 "외교와 경제, 기술 분야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전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중동에서 장기전에 휘말릴 경우 군사력과 외교적 역량, 경제적 자원을 분산시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란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뿐 아니라 미국이 앞으로 어느 지역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