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수도권 기존주택 장기임대 전환안이 15일 토론회서 제시됐다
- 잠재 이주가구 10% 참여 시 임대주택 33만4000가구 가능하다
- 전문가들은 참여 유인·보증위험·지방정착 지원을 숙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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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안 짓고 33만4000가구 공급 가능
수도권 주택 활용한 연금 모델 제시
전문가 "수요·정착 여부 함께 봐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수도권의 기존 주택을 장기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전월세 공급 부족을 해소하고, 집주인의 지방 이주와 노후소득 확보를 동시에 지원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잠재적 이주 가구의 10%만 참여해도 수도권에 33만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집주인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임대보증금 등 보증 리스크는 없는지, 지방 이주 가구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미 있는 집', 수도권 전월세난 해법될 수도
15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수도권 즉시 임대주택 공급과 지방소비 활성화를 위한 주택연금 도입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발제를 맡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 주택 공급의 시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상생형 주택연금을 제안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5~2025년 연평균 약 3만7000가구에서 올해 1만8000가구, 2028년 9000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비아파트 역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인허가는 79%, 착공·준공은 각각 81%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가운데 월세 비중도 지난해 1~7월 43.3%에서 올해 같은 기간 50.3%로 높아졌다.
마 교수는 "몇 년 뒤 공급되고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은 오늘의 세입자에게 당장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기존 수도권 주택을 장기임대로 전환하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연금은 '집에 묶인 자산'을 '매달 쓸 수 있는 소득'으로 바꿔 지방 이전 이후 생활비 불안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모델은 수도권 집을 팔지 않은 채 지방으로 이주하고 비워진 집은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장기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수도권 자가보유 베이비부머의 잠재 이주 가구 가운데 10%가 참여하면 임대주택 33만4000가구가 공급된다. 지방 지역내총생산(GRDP)은 10년간 49조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 집값 50% 연금·50% 임대…7.5억원 집, 169만원 월세로
강명기 한일회계법인 부동산금융본부 상무는 이를 실제 금융상품으로 구현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강 상무는 "지방 이전보다 더 큰 목적은 수도권에 당장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라며 "집은 임대로, 노후는 연금으로, 소비는 지방으로 이전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주택가치의 50%는 20년 만기 역모기지의 연금 재원으로, 나머지 50%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산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강 상무는 "10억원짜리 집을 20억원처럼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주택 감정가 범위 내에서 50%는 연금, 나머지 50%는 임대 재원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세 7억5000만원 주택은 월 연금 91만원과 임대수익 78만원을 합쳐 월 169만원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특례보증으로 대환한 뒤 남은 한도에서 연금을 지급한다.
이 경우 지방으로 이주한 집주인을 대신해 임차인 모집·계약·시설관리를 맡을 전문 임대사업자도 필요하다. 강 상무는 "지방으로 이사한 집주인이 임차인 교체와 시설관리를 직접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기존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자를 발전시켜 공급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취지는 공감…실제 가입률이 관건
이어진 토론에서는 제도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제 집주인의 참여를 끌어낼 유인과 보증 위험, 세제·임대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집중됐다.
좌장을 맡은 권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장은 "최근 서울 전월세 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불안이 커지고 있으나 신규 주택 공급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기존 주택을 즉시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서 지방 활성화까지 꾀할 수 있는 주택연금 제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주택연금을 자산 기반 복지 수단으로 확장하는 논의는 중요하다"면서도 "자산이 없는 고령층은 어떻게 할 것인지 형평성 문제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지방 이주 수요가 있는지 타깃팅한 조사가 보완돼야 한다"며 은퇴자마을 연계 여부 등에 따른 수요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했다.
세제도 별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완용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세제 지원이 없다고 해서 작동하지 않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사업성이 있는 만큼 세제는 공공기여에 맞춰 붙이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현행 재산세 감면 규정에 이 제도를 그대로 끼워 넣는 것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며 "임대소득까지 포함한 별도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연금 가입률과의 간극도 제기됐다. 김윤수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처 차장은 "50세 이상 가입 의향은 30% 이상이지만 실제 가입률은 2% 수준"이라며 "가입 의향과 행동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만기 이후 주택가격이 대출잔액보다 낮아질 경우 누가 손실을 부담할지도 정해야 한다"며 "주택가격·이자율·장수 위험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과거 주택연금 가입자의 빈집을 활용한 임대사업이 3년간 3건에 그친 사례도 들었다. 그는 "직접 임대를 놓으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참여가 적었다"며 "임대인이 참여할 충분한 유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증 방식에서는 기존 제도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안됐다. 조한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미래도시처장은 "기존 주택을 활용해 즉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베이비부머의 노후자금과 지방 인구 문제까지 함께 풀 수 있다는 취지는 좋다"면서도 "전월세 안심신탁과 주택연금을 접목하면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며 임차보증금을 공공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덕기 금융위원회 거시금융팀장은 "실거주 의무 예외 확대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20년 이후 소득 공백이 생기는지, 기존 주택연금보다 수령액이 낮다면 가입할 이유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역모기지와 임대보증금 반환보증 위험을 한 기관이 모두 지는 것이 적절한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지방 이전이 실제 정착으로 이어지려면 주거 외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었다. 김지현 중앙대 박사는 "고령자를 억지로 지방으로 보내는 정책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이동 수요를 확대하는 모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과 마트, 지역 공동체 등 정착에 필요한 정보를 가입 단계에서 함께 제공해야 한다"며 "지자체가 중요한 주체로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