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9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미국 메모리 생산 확대를 공개 촉구했다.
- 미국은 마이크론만으로는 AI용 D램·HBM 수요 대응이 어려워 한국 기업 투자로 메모리 공급망을 보완하려 한다.
- 삼성과 하이닉스는 재무 여력은 갖춘 상태에서 미국 정부 지원·시장 수요를 보며 파운드리·패키징 중심 기존 투자를 단계적으로 메모리로 넓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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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밀착·보조금 조건 따져 단계적 대응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공개 촉구하면서 양사의 현지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미국 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자국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만으로는 부족한 생산 기반을 한국 기업의 투자로 보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요 AI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관세·공급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미국 생산 기반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양사가 이미 미국과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추가 투자는 재무 여력과 시장 수요, 보조금 조건 등을 종합해 단계적으로 결정할 전망이다.
◆ 공개 압박 나선 미국…"미국 와서 공장 짓기를"
10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공개 촉구하면서 양사의 현지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클레이에서 열린 마이크론 반도체 생산공장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경쟁사들도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관세와 보조금 정책을 앞세워 반도체 기업의 현지 생산을 독려해왔지만,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지목해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를 주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AI 확산으로 미국 내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파운드리뿐 아니라 D램과 HBM까지 자국 공급망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마이크론만으로 부족한 메모리 공급망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마이크론이 2035년까지 미국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자리에서 나왔다.
마이크론은 뉴욕과 아이다호·버지니아 생산시설을 확충해 자사 D램의 40%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 투자 발표와 함께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언급한 것은 미국 내 메모리 생산 기반을 보다 빠르게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HBM과 서버용 D램은 한국 기업의 공급 비중이 크다. 미국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핵심 메모리를 아시아 생산시설에 의존하면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HBM과 서버용 D램의 안정적인 조달이 중요해진다"며 "마이크론만으로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를 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기존 미국 투자는 파운드리·패키징 중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에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재 투자는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메모리 전공정 생산시설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근 테일러에 최소 170억달러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입해 HBM 첨단 패키징 시설과 연구개발센터를 구축 중이다.
반면 D램을 직접 생산하는 메모리 전공정은 삼성전자의 평택·화성,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 등 국내 사업장에 집중돼 있다. 연구개발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숙련 인력이 밀집한 국내 생산기반이 양사의 메모리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최근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 맞춰 국내 반도체 생산기반을 대폭 확충하는 계획도 내놨다. 이에 따라 국내는 첨단 메모리 연구개발과 양산의 중심축으로 강화하고, 미국은 파운드리·패키징과 고객 대응을 위한 전략 거점으로 활용하는 역할 분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 투자가 확대되더라도 국내 생산기반을 대체하기보다는 현지 고객과의 협업, 공급망 안정성을 보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 고객 밀착·통상 위험 대응 효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미국 생산 기반 확대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미국에는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메타 등 주요 AI 고객이 밀집해 있다. 현지에 생산·패키징·연구개발 기반을 확보하면 고객 요구를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고 공급 기간도 줄일 수 있다.
HBM은 고객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와 패키징 방식에 맞춰 개발하는 맞춤형 제품 성격이 강하다. 차세대 HBM으로 갈수록 메모리와 GPU, 파운드리·패키징 기업 간 협업도 중요해진다.
미국 생산은 관세와 수출규제 등 통상 불확실성을 낮추고 생산 거점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 다만 높은 건설비와 인건비, 인력 확보 문제를 고려하면 대규모 메모리 팹을 곧바로 신설하기보다 기존 시설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 투자 여력 개선…단계적 접근 전망
양사의 투자 여력은 AI 메모리 호황을 바탕으로 개선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HBM 호황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충했다. 국내외 투자를 병행할 재무 기반은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메모리 생산시설에는 수십조원의 비용이 필요한 데다 수요 전망이 빗나가면 공급 과잉 위험도 커진다. 양사는 미국 정부의 지원 조건과 고객사의 장기 수요를 확인한 뒤 투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생산시설과 메모리·패키징 사업을 연계하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HBM 패키징 시설과 연구개발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사는 아직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시장 수요와 고객 확보, 미국 정부의 보조금·세제 혜택 등 조건이 뒷받침될 경우 현지 생산시설 확충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