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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6배 중력 속 '영겁' 같은 20초… "기절하지 말자,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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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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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5일 오동룡 기자가 6G 가속도 내성훈련과 저압실·비상탈출 등 고강도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체험했다.
  • 훈련센터는 가속도·공간정위상실·저산소·비상탈출 교육을 통해 군·민간 조종사와 동승자의 생리·생존 능력을 주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 전투기 조종사들은 3년마다 7~9G 내성훈련과 고고도 저압·SD·이젝션 훈련을 반복하며, G‑슈트와 AGSM·L‑1 호흡법으로 지락을 극복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공군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 르포… SD·비상탈출·저압실 훈련
가속도 내성훈련 장비 ATFS‑400 속에서 '화이트아웃' '블랙아웃' 체험
저산소·감압·공간정위상실·비상탈출……"조종사들은 이걸 3년마다 반복"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ATFS‑400 장비가 닫히는 '쿵' 소리 이후, 밀폐된 캡슐 안으로 공포와 긴장이 동시에 밀려 들어왔다. 둥근 벽에 둘러싸인 좁은 조종석, 머리 위로 잠긴 캐노피, 몸을 조이는 안전벨트가 기자의 몸을 밧줄로 동여맨 듯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그 틀 안에서 60대 초반의 기자는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힘껏 밀착시키고, 하체와 복부에 힘을 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지락(G‑LOC)에 빠지지 말자. 기절하지 말자. 살아서 나가자."

"오동룡님, 들리십니까."
"네."

가속도 내성훈련 담당 교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먼저 4G 완가속부터 해보시고 컨디션 말씀해 주세요. 장비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머리를 돌리시면 많이 어지럽습니다. 지금처럼 머리를 뒤로 고정하시고, 시선은 정면의 작은 항공기 표시에 집중하십시오."

ATFS‑400 가속도 내성훈련 장비 안에서 1.0G(왼쪽)와 6.0G(오른쪽)를 각각 견디고 있는 오동룡 기자. 같은 좌석, 같은 장비지만 표정과 얼굴선은 중력 6배 환경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사진=공군 제공] 2026.07.04 gomsi@newspim.com

장비가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하자 입 안이 바싹 마르기 시작했다. 기자는 스틱에 붙어있는 방아쇠 모양의 트리거를 움켜쥐었다.

"트리거 잡아주십시오. 딸깍 소리 날 때까지… 좋습니다. 머리 고정하시고, 스틱 당기겠습니다. 하체·엉덩이·복부에 힘 주시고, 호흡을 잡아주는 시간… 조금 더… 잡아주다가… 호흡 교차, 짧고 빠르게!"

중력 수치는 순식간에 3G를 넘었다. 4G에 도달하자 입에서 '크윽, 크윽' 짧은 신음 섞인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얼굴은 아래로 흔들리며 숨을 내쉬기 위해 입은 붕어 입처럼 벙긋거렸다. 안전벨트가 어깨와 가슴을 파고들었다.

"감속 때도 AGSM 유지하십시오… 지금은 스틱 놓고 심호흡 하시겠습니다."

첫 완가속이 끝났다. 교관은 기자의 나이를 의식한 듯 한 번 더 말을 눌렀다.

"너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포기하셔도 괜찮다'는 말로 들렸다. 61세라는 물리적 나이에 '극한의 도전'을 하는 내가 잠시 무모하다고 느꼈다.

"무리라고 생각하면 스틱을 놓아도 되죠?"
"네. 지금은 스틱 놓고 심호흡 하시면 됩니다. 방금 AGSM 한 번 해보셨는데, 흉곽 내 압력과 복압(腹壓)이 만들어지십니까."
"네, 배 쪽으로 힘이 몰리면서 머리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교관은 그 느낌을 놓치지 않았다.

"맞습니다. 배와 흉곽을 강하게 밀어낸다는 생각으로 하시는 겁니다. 근육 긴장은 잘 되고 계신데, 호흡 교차를 조금 더 간결하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호흡은 지금보다 조금 더 오래 잡아주시고, 2~3초 정도 유지해 주십시오."

가속도 내성훈련을 견디는 'L‑1 호흡법'의 핵심은 여기 있었다. 평소보다 약간 더 깊게 들이쉰 뒤 성문을 닫아, 폐와 흉곽 안을 하나의 압력실로 만든다. 그 상태에서 복부를 타이트하게 조이고, 숨을 더 밀어 넣어 흉강·복강 압력을 높인다. 이 압력이 심장을 짜올리고, 혈액을 머리 쪽으로 밀어 올린다. 3초를 세며 버티다가, 아주 짧은 '크' 소리로 성문을 살짝 열어 압력을 조금만 풀어준다. 그리고 다시 잡는다. 이 짧은 교차가 심장으로 혈액이 돌아갈 틈을 만드는 순간이다.

"심호흡 한 번 더 하시고 준비되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네, 준비됐습니다."

급격한 선회·급상승 때 발생하는 고중력으로 인한 시력 저하와 기동력 장애를 극복하는 기술을 익히기 위한 '가속도 내성훈련 장비'. [사진=공군 제공] 2026.07.04 gomsi@newspim.com

본 평가인 6G 20초가 시작됐다.

"급가속에서는 스틱을 당기기 전에 하체·엉덩이·복부 힘을 모두 만든 뒤, 사전 호흡으로 복압과 흉강 내 압력을 만들어 놓고 당기셔야 합니다. 초반에 집중하겠습니다. 트리거 잡아주십시오. 딸깍 소리 날 때까지."

딸깍. 가속도 수치는 2.8G, 3.8G, 4.7G로 6G까지 2초도 걸리지 않고 튀어 올랐다. 20초 카운트도 시작됐다.

"머리를 뒤로 강하게 고정! 하체·복부 힘 유지! 호흡 조금 더 잡아주셔야 합니다!"

5~6G를 넘기면서 고개가 아래로 휘청했다가 뒤로 젖혀지는 '지락 1차 위기'가 왔다. 오른쪽 눈이 감기며 시야가 희게 번지기 시작했다. 눈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그레이아웃'(gray out) 현상이다.

"눈 크게 뜨시고! 턱 약간 당기겠습니다! 호흡 잡아주는 시간 더 길게!"

L‑1 호흡법의 리듬을 따라 '잡고, 짧게 풀고, 다시 잡는' 동작을 이어갔다. 11초 지점, 눈이 완전히 감겼다. 순간 화면 전체가 먹칠하듯 사라졌다. 더 심한 혈류 감소로 의식은 남아 있는데, 시야만 완전히 끊겨 버리는 '블랙아웃(blackout)'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조차 헷갈리자, 그저 더 힘껏 눈을 부릅뜨는 수밖에 없었다. 몸은 더 이상 스틱과 장비가 어디로 가는지 인식하지 못했다.

'기절하지 말자. 이 안에서 쓰러지면 안 된다.'

이를 악물고 숨을 내뱉었다. 성문을 닫고 다시 압력을 올렸다. 종아리와 허벅지 앞뒤에 힘을 더 주었다. 발 앞축과 뒤꿈치를 몸 쪽으로 당기며 다리 전체를 시트에 눌러붙이는 AGSM(Anti‑G Straining Maneuver) 자세를 만들었다.

AGSM은 고중력(고G) 상황에서 하체·엉덩이·복부 근육을 강하게 조이고, L‑1 같은 '반G 호흡'을 함께 수행해 머리 쪽 혈류를 유지하는데, 지락(G‑LOC)을 막는 동작 전체를 뜻한다. L‑1 호흡법은 AGSM 안에 들어가는 핵심 호흡 기법이다.

"눈 뜨십시오, 네, 좋습니다… 끝까지 가겠습니다. 하체와 복부 힘 그대로 유지하십시오." 교관의 목소리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나를 붙들어주는 유일한 끈이었다.

20초를 넘기면서 장비는 수직으로 곤두박질치듯 –0.3G를 찍었다.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방금 전까지 위에서 눌러 찍던 중력이 한순간에 반전해 몸을 허공 위로 던진 느낌이었다. 놀이공원의 자이로드롭의 몇 배나 되는 현기증이 일어났다.

"호흡 잡아주는 시간입니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좋습니다. 6G에서 5.9, 5.8… 감속 중에도 끝까지 가겠습니다."

21초가 지나면서 수치는 내려갔다. 교관의 마지막 멘트가 이어졌다.

"자, 스틱 놓고 심호흡 하겠습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헉헉"하고 거친 숨을 내뱉는 사이, 장비는 서서히 회전을 멈췄다. 안전벨트를 풀고 장비 밖으로 나오는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조종복은 땀으로 축축했다. 사다리를 내려오다 한 번 헛디딜 뻔했다. 훈련장을 나서자 교관과 동료 기자들이 "최고령 통과"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오동룡 기자가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비행환경 적응훈련 입과 전 혈압 측정을 받고 있는 모습. 재측정 끝에 기준을 통과해 가속도 내성훈련 등에 참여했다. [사진=공군 제공] 2026.07.04 gomsi@newspim.com

◆공군항공우주의료원, 조종사 훈련의 '심장' = 이날 훈련은 충북 청주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에서 진행됐다. 이 센터는 공군 조종사와 군무원, 민간 조종사, 동승 근무자에게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제공하는, 공군 비행 생리·생존 교육의 '심장'이다. 청주 공군사관학교 내에 자리 잡고, 실제 비행단과 연계된 교육을 수행한다.

훈련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전에는 비행복을 착용한 후 대기권 물리와 고공 생리 이론을 듣고, 문진표 작성과 함께 혈압 측정을 하면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ATFS‑400 가속도 내성훈련, SD(Spatial Disorientation·공간정위상실) 시뮬레이터 훈련, 비상탈출(Ejection) 훈련이 이어졌다. 오후에는 항공용 산소장구를 직접 착용해 레귤레이터를 조작하고, 저압실에서 2만5000피트(7600m)까지 올라가 저산소증·감압증·변압증을 체험했다.

혈압은 첫 번째 관문이었다. 센터에서 나눠준 문진표에는 기존 질환·수술 이력·복용 약물이 빽빽이 적히고, 자동 혈압계는 기자의 혈압을 적나라하게 표시했다. 기자단 중 상당수는 첫 측정에서 고혈압 수치인 160~180mmHg를 넘겨 재측정과 안정을 반복했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귀가'였다.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한 뒤에야 겨우 '관문'을 통과한 기자도 있었다. 혈압 재측정이 끝날 때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혈압 측정에서 떨어지면 기사도 못 쓰고 서울행"이라는 씁쓸한 농담이 오갔다.

훈련 전날, 공군 인솔장교가 보낸 안내 문자 끝에는 준비물로 '신분증, 비행명찰, 건강한 신체'가 적혀 있었다. 신분증과 명찰은 늘 들고 다니는 것이지만, 6G 가속도와 저압실·비상탈출까지 버텨내야 하는 이날 일정 앞에서 '건강한 신체'라는 다섯 글자는 새삼 무겁게 다가왔다.

가속도 내성훈련 브리핑에서 교관 한수현 상사는 "실제 비행에서 조종사들은 7~9G까지도 맞는다. 오늘 기자단은 G-슈트(G‑Suit)를 입지 않고 6G 20초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G(중력가속도)를 받으면 머릿속 동맥혈 압력이 G당 약 20mmHg 떨어지기 때문에, 이론상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 'G 내성'은 유리할 수 있다"면서 "실제 훈련 투입 여부는 군의관이 수축기 150~155mmHg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비상탈출훈련 장비에 탑승한 오동룡 기자가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밀착하고 무릎을 안쪽으로 모은 채 이젝션 레버를 당겨 공중으로 솟구쳤다. 실제 전투기 조종사가 사고 상황에서 취해야 할 표준 사출 자세를 그대로 체험하는 장면이다. [사진=공군 제공] 2026.07.04 gomsi@newspim.com

◆SD·비상탈출… 기자가 체감한 '조종사 생존기술' = SD(Spatial Disorientation·공간정위상실) 훈련은 기자들에게 또 다른 이색 체험을 안겼다. IPD‑2와 F‑16 콕핏을 본뜬 시뮬레이터에 올라타면, 화면은 야간, 짙은 구름에 둘러싸인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장비는 피치(pitch·기수를 위아래로 올리고 내리는 움직임), 롤(roll·기체를 좌우로 기울이는 움직임), 요(yaw·기수를 좌우로 돌리는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앞·뒤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금은 수평 비행입니다. 계기만 보십시오. 내 느낌이 아니라 계기를 믿으셔야 합니다."

교관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장비는 장시간 선회에 들어갔다. 어느 순간 기자가 머리를 옆으로 돌리자, 몸은 머리를 돌린 방향으로 계속 도는 것처럼 느껴지는 '코리올리스 착각(Coriolis illusion)'에 휘말렸다. 실제 항공기는 일정한 선회를 유지하고 있는데, 머리만 움직였을 뿐인데도 회전 방향이 바뀐 듯 몸이 속는, 대표적인 공간정위상실 증상이었다.

"어우, 지금 왼쪽으로 도는 것 같은데요?"
"계기를 보시면, 수평입니다."

이 대화가 반복되면서 기자들은 "짙은 구름 가운데에서 이 느낌만 믿고 조종하면 그대로 땅으로 꽂히겠구나"라는 현실을 체감했다. 

공간정위상실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사고로 자주 거론되는 사례가 일본 항공자위대 F‑35A 추락 사건이다. 2019년 4월 9일 저녁, 항공자위대 소속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태평양 해상에서 야간 훈련 비행 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 조사 결과, 조종사가 계기와 레이더에는 정상적으로 고도·자세·속도가 표시되고 있음에도, 운중(雲中)·야간 환경에서 자신의 공간 감각에 의존해 기수를 내리면서 강하하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바다로 급강하해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상탈출(Ejection) 훈련실에서는 벨트를 조이는 순간 탄성이 먼저 나왔다.

"이거 너무 조이는 거 아닙니까."
"실제 탈출할 때는 더 조입니다. 느슨하면 부상 위험이 큽니다."

교관은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밀착시키고, 상체·허리·엉덩이·허벅지를 좌석에 붙여 공간을 없애며, 무릎을 안쪽으로 모아 좌석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자세를 반복해서 교정했다.

"무릎이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교관은 "협소한 공간에서 좌석이 상승하는 힘을 받아 허벅지나 무릎이 기체 구조물에 직접 부딪힐 수 있다. 실제로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도 있었다"고 답했다.

트리거를 당기는 순간 좌석은 짧은 거리지만 목에 강한 충격을 주면서 위로 튀어올랐다. 일부 기자는 "허리가 쿡 찌르는 통증이 있다"고 했다. 머리카락이 긴 여성들은 머리가 뒤로 말려 들어가는 위험도 있다고 했다. 교관은 "실제 전투기에선 헬멧과 산소마스크, 야간투시경까지 착용하고 탈출해야 한다"며 "머리와 목을 지키지 못하면 그 순간 생존률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저압실 훈련 중 손가락에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찬 오동룡 기자. 고도 2만5000피트(약 7600m) 노출 상태에서 포화도 수치가 70% 이하로 떨어지자, 실제로 호흡곤란과 시야 흐림이 찾아오는 저산소성 저산소증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6.07.04 gomsi@newspim.com

◆"손이 파래지고 있다"…2만5000피트까지 올라가는 저압실 훈련 = 항공우주의료원 교육훈련센터에서는 먼저 고공 환경 자체를 교육생들에게 알려주는 교육부터 시작했다. 해수면에서 760mmHg인 대기압이 고도가 올라갈수록 어떻게 변하는지부터 짚어줬다. 약 1만8000피트(5500m)에서는 이 값이 대략 절반 수준인 380mmHg까지 떨어지는데, 그만큼 공기가 옅어지고 들이마시는 산소량도 줄어든다고 했다.

인체 기준으로는 1만피트(약 3050m) 이하는 장기간 머물러도 적응이 가능한 '정상 영역'이지만, 그 이상은 별도의 산소 공급이나 여압장치가 없으면 신체 기능에 장애가 생기기 시작하는 '장애 영역'으로 본다는 것이다.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이른바 '암스트롱 라인(Armstrong line)'이다. 약 6만3000피트(약 1만9200m)에 이르면 주변 압력이 너무 낮아져 물의 끓는점이 섭씨 37도까지 떨어지는데, 이는 사람 체온과 같은 수준이다. 교관은 "이 고도에서 보호장비 없이 노출되면 혈액이 끓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했다.

저압실 훈련은 겉에서 보면 그저 조용한 컨테이너형 방이지만, 안에서는 교육생들의 표정과 몸 반응을 통해 생리학적 변화가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2만5000피트까지 고도가 올라가자, 저압실 상승과 함께 투명 풍선 안의 공기는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고도가 더 높아지자 이번에는 귀가 반응했다. 압력이 달라지면서 고막이 안쪽으로 당겨지는 느낌이 들었고, 곧 귀 깊숙한 곳에서 묵직한 통증이 밀려왔다. 기자는 귀 압력을 맞추기 위해 '발살바(Valsalva) 호흡'으로 위기를 넘기려 안간힘을 썼다. 발살바 호흡은 코와 입을 막고 숨을 멈춘 뒤, 복부에 힘을 주며 안쪽으로 공기를 강하게 밀어 넣어 귀와 비강 사이 압력을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동작이다. 귀 먹먹함과 통증을 완화할 때 쓰는 간단한 압력 조절 호흡법이다.

해수면 1기압(760mmHg)에서 쭈그러들어 있던 풍선은 1만8000피트 부근, 대기압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고도에 이르자 지상에서의 두 배 가까운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기자들은 천천히 부풀어오르는 풍선을 보며, 교과서 속 '보일의 법칙'이 눈앞에서 재현되는 순간을 목격했다.

교관이 산소 마스크를 벗고 구구단과 문장을 쓰는 과제를 내렸다. 산소 마스크를 벗자, 숨이 턱 막히면서 갑갑함이 몰려왔다. 기자는 처음 1분 동안 '저산소성 저산소증'이란 글자를 써내려 3칸 정도 써내려갔다. 4칸 정도 써내려갈 즈음, 글자가 점점 뭉개지고, 줄을 벗어나 삐뚤빼뚤 써지기 시작했다.

손가락에 찬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98%'에서 '72%'를 가르치고 있었다. "산소 포화도가 70%예요"라고 소리치는 타사 기자에게 운영요원들은 지체없이 헬멧을 씌우고 산소를 공급했다.

교관이 손끝을 보더니 "손이 좀 파래지고 있다"며 "본인은 멀쩡하다고 느껴도 저희 눈에는 저산소증이 오고 있는 게 보인다"고 했다. 3분이 경과하자, 훈련 중인 기자 모두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웠다. 산소를 흡입하니 살 것 같았다.

감압증(잠수병)은 잠수부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여압된 항공기에서 갑작스러운 여압 상실이나, 고공강하·고고도 장기 노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공군은 고공강하 임무 전에 15분 이상 100% 산소를 흡입해 체내 질소 약 1200cc 중 250cc를 제거하는 '질소 제거 호흡'을 실시한다. 

2026년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에 참가한 KF-16 전투기가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6.07.04 gomsi@newspim.com

◆조종사들은 이 훈련을 3년마다 반복한다 = 이 모든 과정은 기자들에게는 하루짜리 체험이었지만, 전투기 조종사들에게는 복무 내내 반복되는 '생존 교육'이었다. 비행환경 적응훈련의 위험성 때문에 기자처럼 '가족'에게 훈련 사실을 알리지 않고 온 동료기자들도 있었다.

항공우주의료원과 각 비행단 교육훈련 계획에 따르면, 전투기 조종사들은 가속도 내성훈련·저압실·SD·비상탈출 등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3년에 한 번꼴로 반복해서 받는다. 그 사이에도 실제 비행에서는 7~9G까지의 중력과 저산소·감압·SD·비상탈출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 전투기 조종사들의 가속도 내성훈련 기준은 기종에 따라 다르다. 최신 전투기 기준으로 KF‑16 조종사는 9G에서 15초, F‑15K 조종사는 약 8.5G에서 15초, T‑50 훈련기 조종사는 8G에서 15초를 버티는 내성훈련을 통과해야 전투기에 탑승할 자격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종사들이 항공기 탑승 시 착용하는 G‑슈트는 허벅지·종아리·복부를 공기주머니로 강하게 압박해 혈액이 하체로 쏠리는 것을 막고, 머리와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유지시켜 고중력(고G) 환경에서도 의식과 시야를 더 오래 유지하게 해주는 장비다. 요컨대, G‑슈트는 같은 6~9배 중력 환경에서도 지락(G‑LOC) 시점을 뒤로 밀어주는 '생리학적 버퍼' 역할을 한다.

하루 동안 기자들은 "눈 앞이 새까매졌다 다시 뜨는 시간", "견디기 힘든 중력과 낙하(-G)가 교차하는 순간", "계기를 믿지 않으면 몸이 속는 순간"을 체험했다. 그런데 조종사들은 3년마다 다시 훈련하고, 그 사이에도 매 쏘티(sortie), 즉 임무비행 때마다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우주의료원 교육훈련센터 황현정 고공생리훈련과장(소령)은 "항공우주의료원 교육훈련센터는 민·관·군 조종사 와 동승 근무자들에게 양질의 비행환경적응훈련을 제공해 대한민국의 항공안전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기자단 훈련은 조종사들이 어떤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지, 생리학적 한계와 장비·교육 체계를 생생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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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18일 한강공원서 개최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한강에서 청년 음악가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오는 17일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모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된다. 올해 축제는 '한강 위에서 하루를 통째로 쉬어가는 청년 문화 축제'를 주제로 마련된다. 음악과 피크닉, 한강, 가을을 결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시민 참여와 청년 예술가 발굴을 함께 꾀한다. 청년 예술가에게는 시민과 만나는 무대를,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축제의 중심은 청년 음악가들의 버스킹 무대다.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 출신의 김은찬밴드,신직선,윤태경,윤준,채수빈,심각한 개구리, 채비(Che!vee), 혼즈(Hon'z) 등 10팀이 참여해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담은 음악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히든스테이지' 대상 심각한 개구리(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특히 지난 7일 열린 '히든스테이지' 결선에서 대상을 받은 심각한 개구리를 비롯해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등 수상자들도 이번 축제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경연 무대에서 실력을 겨룬 청년 음악가들이 이번에는 한강 야외 무대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예정이다. 청년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더해 특별 초청 무대도 마련된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컨템포러리 재즈밴드 '김루꾸밴드'와 국악·비보이·아크로바틱 등을 결합한 퍼포먼스팀 '라스트릿크루',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볼거리를 더한다.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부터 재즈와 퍼포먼스, 비트박스까지 서로 다른 장르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사진 위쪽부터 라스트릿크루, 김루꾸밴드,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시민도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참가 희망자는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지원 가능하다. 신청자의 자기소개와 활동 경력, 희망 공연곡과 장르, 공연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참가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참가자는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무대에 참여하게 된다. 청년 뮤지션의 공연과 함께 시민에게도 직접 무대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무대 밖에서는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에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 이미지를 향으로 구현해 시향한 뒤 원하는 향료를 더해 자신만의 맞춤 향수를 만들 수 있다. 여러 향을 직접 맡아보고 취향에 맞게 조합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한강 포토 스테이션'에서는 축제 현장의 즐거운 순간을 간직할 수 있도록 즉석 사진 인화 부스 '한강로 사진관'을 운영한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축제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 포토 스테이션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참여형 아카이브 프로그램 '한강 사운드 엽서'도 준비된다. 공연 관람에 더해 향수 제작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최 측은 "청년 음악가들이 시민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시민들도 공연과 체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을 한강에서 음악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특별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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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직원 35명' 日 NEC…한달 인건비는 300만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NEC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35명으로만 구성된 '무인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부서장부터 중간관리자, 실무 직원까지 모두 AI로 채웠으며, 한 달간 투입된 비용은 약 35만엔(약 300만원)에 불과했다. AI 에이전트 한 명당 월평균 비용은 약 1만엔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방식과 비교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14일 닛케이(日經)비즈니스에 따르면 NEC는 지난 8월 1일 '코퍼레이트 AI·워크포스 부문'을 출범했다. 9월 3일 기준 35명의 AI 에이전트가 소속돼 있으며, 경영진 역할을 맡은 AI부터 재무·전략 담당자, 실무 직원까지 일반 조직과 유사한 구조로 운영된다. 이 부서는 법무·인사 등 기업의 관리 업무 가운데 특히 경영기획에 가까운 일을 맡는다. 사내외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보 현황판을 작성·운영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 AI 35명이 월 300만원으로 경영기획까지 NEC가 공개한 실증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용이다. AI 부서의 실증 기간인 7월 한 달간 AI가 정보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토큰 비용은 약 300만원이었다. 같은 업무를 사람이 수행한다면 인건비가 훨씬 많이 들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에이전트 한 명당 단순 평균으로 환산하면 월 약 8만5000원이다. 다만 이 금액은 급여나 전체 운영비가 아니라 AI 모델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사용하는 토큰 비용이다. 시스템 구축·유지보수, 전력, 보안 관리 등에 드는 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과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업무도 구체적이다. 재무 담당 AI는 매월 사내 결산 자료를 취합해 재무 보고서를 작성하고, 주가 분석 담당 AI는 매일 아침 자사와 경쟁사의 주가 동향을 정리한다. 또 다른 AI는 정부기관의 시스템 갱신 시기를 분석해 영업 대상으로 삼을 고객을 추려낸다. NEC 무인 부서 구성 [출처=닛케이비즈니스] ◆ AI가 AI를 평가하고 조직을 개선 이 부서의 특징은 AI가 단순히 주어진 작업만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에이전트들은 서로 역할을 나눠 자료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예컨대 품질관리 담당 AI는 다른 에이전트가 만든 자료를 점검해 누락된 내용을 지적한다. 비용 관리 담당 AI는 토큰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조직 전체에 공유한다. 재무 담당 경영진 AI는 AI 활용에 투입하는 비용과 성과를 비교해 투자 판단을 내린다. AI 경영진은 매주 '임원회의'를 열어 조직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AI 직원의 역할과 직책이 맞지 않으면 인사 면담을 거쳐 강등하는 사례도 나왔다. 사람의 조직에서 볼 수 있는 평가와 관리 절차를 AI 조직에도 적용한 것이다. 업무 중 오류가 발생하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수정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도 대응한다. 실패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적용하는 순환 구조를 통해 업무 수행 방식을 계속 다듬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종 평가와 의사결정, 거버넌스 통제는 사람이 담당하며, 사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에도 직원이 개입한다. ◆ 사람은 AI가 만든 결과로 현실을 움직인다 NEC가 무인 부서를 만든 배경에는 AI 활용 방식을 바꾸려는 전략이 있다.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자체가 독립된 조직처럼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다마 히로시 AI전환최고책임자는 "사람이 AI를 매번 사용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AI의 속도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인적 자본과 AI 자본을 분리하고, 각각의 강점을 살려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제공하는 분석은 경영 판단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NEC 측은 기존에는 사업 부문이 보고하는 수치가 보수적으로 제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AI는 예측에 기반한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해 사업 부문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부서의 업무 범위는 향후 총무 등 기업 관리 업무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곧바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NEC의 입장이다. [AI 일러스트=오영상 기자] goldendog@newspim.com 2026-10-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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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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