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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정비 딜레마]① "한평생 여기서 장사했는데"...첫 관문 '이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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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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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서구 공항시장·신노량진시장·수일시장이 17일 정비사업 갈등을 빚고 있다
  • 공항시장·신노량진시장은 상인 퇴거와 보상, 안전 문제로 조합·구청과 충돌하고 있다
  • 수일시장은 상인 이주 완료 후에도 토지 소유주 동의 부족으로 수십 년째 사업이 표류 중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공항시장, 임차상인 퇴거 거부에 철거 차질...보상 문제
신노량진시장, 임차상인 퇴거 시기 두고 구청과 갈등
수일시장, 소유주 동의 확보 난항...부지 폐허로 변해

온라인 유통 확산과 전통시장 노후화로 시장정비사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인 보호와 사업성, 공공성과 시장 정체성 사이의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3회에 걸쳐 시장정비사업의 쟁점과 해법을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저는 40년째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가게를 다른 곳으로 어찌 옮겨야 할지 막막합니다."(공항시장 상인 A씨)

지난 17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서구 방화동 공항시장. '접근금지'라는 글씨가 적힌 주황색 테이프로 출입이 통제된 빈 상가들이 줄지어 있었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상가 곳곳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전골', '국수', '침구', '혼수', '꽃' 등의 글자가 적힌 간판은 떨어져 나가거나 기울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적막한 시장 골목에서 문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고 있는 순대국집이 눈에 띄었다.

공항시장은 1970년에 지어졌다. 2010년대 들어 시설 노후화가 본격화되면서 정비사업 필요성이 제기됐다. 2012년 10월 조합이 설립된 후 2024년 11월 상인들의 이주가 시작됐다. 당초 2025년 하반기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퇴거를 거부하면서 아직 철거 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항시장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는 가게는 지난달 기준 7곳이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공항시장. 2026.06.19 blue99@newspim.com

공항시장에서 순대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퇴거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단골 손님들이 있어 가게를 옮긴다면 인근 상권으로 가야 한다"며 "주변에서 현재와 비슷한 규모의 점포를 유사한 임대료 수준에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합이 제시한 보상금으로는 현실적인 이전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20년째 공항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B씨도 퇴거 이야기에 고개를 저었다. B씨는 "현재는 노후 건물이라 비교적 낮은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인근 다른 건물로 이전할 경우 임대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사업자 명의를 가족 이름으로 변경한 적이 있는데 이 때문에 정비사업 추진 이후 영업을 시작한 상인으로 분류되면서 영업손실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액이 너무 적어 선뜻 이전에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앞서 공항시장 토지 및 건물 소유주 및 임차상인 60여 명은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정비사업 보상 관련 중재를 신청한 상태다. 최근 서울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이 완료됐으나 임차상인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공항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씨는 "조합의 초안과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와 이의제기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심의나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면 상인들의 퇴거 시점이 밀리게 되고 정비사업 일정 전반의 지연이 불가피하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지난 17일 동작구 노량진동 신노량진시장. 2026.06.19 blue99@newspim.com

"퇴거하시라고 공문을 몇 번을 보냈는데요! 이젠 나가셔야죠!"(동작구청 관계자 D씨)

"갑자기 공사를 해버리면 장사는 어떻게 하라고요! 저도 생존권이 있는데요! "(신노량진시장 상인 E씨)

상인들의 퇴거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관할 구청이 나선 곳도 존재한다. 동작구 노량진동 신노량진시장은 1968년 준공됐다. 2000년대 들어 정비사업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 추진 초기 상인들은 조합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득한 후 퇴거하기로 약속했다. 2015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득했으나, 조합과 공동시행자의 갈등으로 후속 인허가 절차를 밟지 못했다. 앞서 133개 점포 중 129곳은 이주를 마쳤다. 다만 나머지 4곳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취득 전까지 영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사이 노후 건축물의 안전 문제가 더욱 심화되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022년부터 동작구청은 매년 상인들에게 퇴거를 권유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송해왔다. 이 건물이 201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 등급(E등급)을 받았으므로 안전을 위해 퇴거하라는 내용이다. 최근 동작구청은 신노량진시장 입구 쪽 골목에서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시장 건물의 벽체가 한쪽으로 불룩 튀어나와 붕괴 위험이 있는 데다 콘크리트 파편 등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해당 공사로 행인들의 시장 진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영업을 지속 중인 상인들과 동작구청간 갈등이 커졌다. 신노량진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E씨는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아직 나지도 않았는데 동작구청에서 갑자기 보수 공사를 한다며 가게 짐을 빼라고 해서 당황스럽다"며 "당장 이동할 가게를 구하기 어려운데 구청에서 방안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동작구청 관계자 D씨는 "지난 몇 년간 퇴거하라고 지속적으로 안내해왔는데 '갑자기'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진작 퇴거를 했어야 한다"고 응수했다.

동작구청은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이주 절차도 고려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8월 동작구청이 행정대집행을 추진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잔류 상인들의 반발이 커 신속한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신노량진시장에서 2대째 가게를 운영 중인 F씨는 "지난해 동작구청에서 잔류 상인들을 고발 조치했지만 검찰에서는 상인들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며 기소유예를 결정한 바 있다"며 "내 가게에서 내가 세금을 내고 장사를 하는데 구청이 상인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내몰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지난 17일 은평구 수색동 수일시장. 2026.06.19 blue99@newspim.com

"여기가 시장이었던 게 믿겨지시나요? 재개발을 못하고 있으니 지금은 쓰레기장이 됐죠."(은평구민 G씨)

진작 임차상인들의 퇴거가 완료됐으나 사업이 멈춘 곳도 있다. 은평구 수색동 수일시장은 1990년대에 시간이 멈춘 모습이다. 시장 골목을 걷다 보니 발 밑에서 깨진 유리 조각이 바스락거리고 바람에 쓰레기가 날아다녔다. 길 건너편 아파트 단지 내 카페는 손님들로 빼곡했지만, 시장 안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고요함만 감돌았다. 은평구민 G씨는 "건물이 붕괴 직전"이라며 "일부 구민들이 자체적으로 보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수일시장은 1970년 개설됐다. 1990년대 들어 건물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1997년 시장은 문을 닫았다. 당시 장사를 하던 상인들도 모두 이주했다. 1997년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고 2004년 조합을 설립했다. 그러나 추진을 위해 필요한 토지 등 소유주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전통시장법에 따라 사업시행계획 인가 취득을 위해서는 토지면적의 5분의 3이상의 동의 및 토지 등 소유자 총수의 5분의 3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구역계가 문제가 됐다. 조합 관계자 H씨는 "2000년대 중반에 수일시장이 뉴타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시장 외 토지가 정비구역으로 함께 묶였다"며 "해당 토지의 소유주들이 사업에 동의를 해주지 않아 동의율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의율 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7명의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며 "조합에서 토지를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 어렵다"고 덧붙였다.

은평구청은 사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추진 주체가 민간인 만큼 개입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수일시장이 운영되던 부지 근처 상인들은 수일시장 정비사업 속도에 대해 회의적이다. 인근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노인 G씨는 "이 일대 건물이 많이 낡아서 개발이 필요하긴 하다"면서도 "수일시장을 개발한다는 이야기는 몇십 년 전부터 나왔지만 아직 실제로 바뀐 건 없다"고 했다. 그는 "소유주들끼리 합의가 안 되어서 정비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며 "내가 눈 감기 전에 개발이 되려나"라고 말끝을 흐렸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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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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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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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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