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와 정치권이 11일 호남권 첨단패키징 공장 유치를 추진했다.
- 업계는 용인 등 기존 클러스터와 인력·생태계 분산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우려했다.
- 전문가들은 지역균형발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치 논리보다 사업성과 산업 경쟁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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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주도 첨단 패키징 공장 유치 기대에 반도체 업계 '신중론'
"공장보다 생태계가 중요"…인력 확보·집적효과 약화 우려 제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부와 정치권이 호남권 반도체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첨단 패키징 공장은 인력과 협력사, 연구개발 조직이 집적된 생태계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판단보다 사업성과 산업 경쟁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달아오른 호남 반도체 투자설에 최태원 회장 "숙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닛케이포럼에서 지방 반도체 공장 신설 가능성에 대해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생산거점 검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전력과 용수, 부지, 인력 등 대규모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달 말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지역 투자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남권 반도체 투자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패키징 공장 유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은 반도체 투자 유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지방 투자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지역 균형발전 의지를 밝혔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역시 "반도체 관련 발표가 조만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공장은 옮겨도 생태계까지 옮길 수 있나
하지만 반도체업계는 첨단 패키징 공장이 단순 조립공장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AI 반도체 시대에는 여러 개의 칩을 정밀하게 쌓고 연결하는 고밀도 패키징 기술과 열 관리, 수율 확보 역량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숙련된 엔지니어와 협력업체, 연구개발 조직이 집적된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경기 평택과 용인, 이천, 충북 청주 등을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조직,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집중 배치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해 왔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거점을 구축할 경우 관련 생태계가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 문제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수도권 선호 현상이 강한 상황에서 핵심 기술 인력을 지방으로 이동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규 인력을 지역에서 양성하더라도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까지 육성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논리보다 사업성이 우선돼야"
반면 광주·전남 지역은 충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해당 지역은 대규모 산업용 부지와 풍부한 전력, 용수 확보가 가능하며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전남대, 한국에너지공대 등을 통한 인재 공급 여건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자립도를 기록하고 있어 전력 수급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모두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도체 산업은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정치적 판단보다는 경제성과 산업 생태계, 인프라 구축 계획, 기업에 제공할 인센티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생태계를 새로 만드는 일"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효율성과 운영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