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속 절충형 대안 부상…하이브리드·EV 틈새 공략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애매하고 비싼 차'라는 인식이 강하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반전에 나선다. 전기차보다 편의성이 높고, 풀하이브리드보다 전비·연비 효율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가격 부담에 발목이 잡혀왔지만, BYD와 KG모빌리티(KGM)가 '가성비' 전략을 앞세우며 시장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3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3월 PHEV 판매량은 2812대로 전년 동기(3598대) 대비 21.8% 감소했다. 점유율 역시 5.9%에서 3.4%로 축소됐다. 단월 기준으로도 2025년 3월 1302대에서 2026년 3월 1031대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PHEV가 오히려 시장에서 밀려난 셈이다.
이 같은 하락의 배경에는 구조적 한계가 자리한다. PHEV는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동시에 탑재하는 특성상 원가 부담이 크고, 가격 역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대비 높게 형성돼 왔다.
전기차 대비 보조금이나 유지비 측면에서도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선택지'로 인식돼 왔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고, PHEV는 존재감이 약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핵심은 '가격'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PHEV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가격 구조를 정면으로 건드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BYD코리아는 2026년 전기차와 PHEV를 포함해 3종 이상의 신차를 국내에 투입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하나로 자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 'DM-i(Dual Mode-intelligent)'를 적용한 모델 도입을 예고했다.
현재까지는 '연내 도입' 수준의 계획만 공개됐을 뿐 차종과 제원, 가격은 모두 미정이다. 다만 중국과 일본 시장 판매 가격을 고려할 때 국내 출시 모델 역시 투싼·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유사하거나 다소 낮은 400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만으로는 소비자 접근 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전동화 모델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PHEV는 보다 쉽게 친환경차를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도 같은 방향을 택했다. 회사는 브랜드 첫 PHEV SUV 'SE10'(프로젝트명)을 2027년 초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해당 모델은 체리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T2X 플랫폼 기반의 중대형 SUV로, 향후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확장 가능한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포지셔닝이다. KGM은 기존 고가 수입차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PHEV 시장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KGM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PHEV 시장은 가격 부담으로 일부 수입차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며 "소비자가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성비 있는 중대형 SUV로 내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E10이 '4000만원대 PHEV SUV' 전략을 통해 쏘렌토·싼타페 PHEV 대비 낮은 가격대로 포지셔닝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BYD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가격과 트림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PHEV 투입에 나서면서, 침체됐던 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기존 PHEV가 기능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장벽에 가로막혀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구조 변화는 곧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 흐름도 변수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에 근접하면서 전동화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충전 부담이 적은 PHEV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시장 구조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중심의 경쟁 구도에 PHEV가 다시 가세할 경우, 국내 자동차 시장은 '4파전'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가격 경쟁이 확산될 경우 완성차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정책과 제품 전략 재조정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