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에 대해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물밑 협의' 기조를 유지하자,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파병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청와대 앞에서 '미국·이스라엘 침략전쟁 규탄 및 파병 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조합원 약 1000명이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에서 "이번 전쟁은 미국의 이윤 확대와 패권 유지를 위해 타국의 주권을 짓밟는 제국주의의 약탈 행위"라며 "트럼프 정부의 파병 요구를 들어주는 건 우리 청년들을 미국의 침략 전쟁을 수행하는 총알받이로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미국의 파병요구에 응하는 것은 침략전쟁에 동참하고 전범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헌법을 위배하는 것이고 총구를 이란의 어린이와 민중에게 겨누는 꼴이기 때문에 단호히 거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현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도 "말도 안 되는 전쟁놀이에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는 또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전쟁을 반대하고 파병을 거부하는 당당한 대한민국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미국의 침략전쟁 규탄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침략전쟁 멈춰라" 등 구호를 외치며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대사관 건너편에서 행렬을 정비한 뒤 드러눕는 등 퍼포먼스를 하며 미국을 향한 규탄을 이어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시위 진행은 불법이라며 3차례 경고방송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노동계뿐 아니라 시민단체도 파병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미국이 동맹국에 파병을 압박하지만 평화를 위협하는 파병은 결코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파병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어떤 레터를 공식적으로 받은 바는 없지만 물밑에서 여러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력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