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있다 vs 없다"…시장은 '기대'로 반등
"안도 랠리냐, 또 다른 변동성 시작이냐"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쟁 관련 메시지의 시점과 내용이 시장 흐름과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계산된 타이밍 정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이틀 전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공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내렸던 입장에서 급격히 선회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10% 안팎 급락했고, S&P500과 다우지수는 1% 이상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개선된 것이다.

◆ '최후통첩→유예'…주말 공포, 개장 직전 해소
주목되는 점은 발언의 '타이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21일) 증시가 닫힌 상태에서 강경한 최후통첩을 내놨고, 월요일 개장 직전에는 협상 진전과 공격 유예를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주말 동안 누적된 공포는 개장 직전 해소되며 시장은 급반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금융시장 영향을 고려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다코타 웰스의 로버트 파블릭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결국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반전"이라며 "이 같은 패턴은 점점 반복되고 있고, 시장도 이를 학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에 민감한 대통령"…정치와 가격의 연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반복적으로 시장 변곡점에서 등장한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는 이번에도 유가 급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협상 카드를 꺼냈다. 유가 상승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직결되며, 이는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다.
카사 롬바르다의 마르코 바일라티 리서치·투자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와 주식시장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다"며 "현재 변동성은 정치적 대응과 맞물려 형성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 "협상 있다 vs 없다"…시장은 '기대'로 반등
문제는 발언의 '신뢰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파르스 통신과 메흐르 통신 등 이란 매체들은 "미국과 직접·간접 접촉 모두 없었다"며 협상 자체를 부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반등 역시 '실제 협상'이 아니라 '협상 기대'에 기반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수석 시장 분석가는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재가격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이란의 추가 확인이 없다면 반등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 "안도 랠리냐, 또 다른 변동성 시작이냐"
시장 내부에서도 해석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긴장 완화의 신호로 보고 위험자산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발언 리스크' 자체가 새로운 변동성 요인이라고 본다.
IG마켓의 크리스 보샹 수석 시장 분석가는 "이번 조치는 휴전이 아니라 단순한 연기"라며 "상황에 따라 긴장은 언제든 다시 급격히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 글로벌 시장 전략 총괄 역시 "현재 반등은 단기적 안도 반응일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긴장 완화인지 여부에 따라 시장 방향이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