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몰리며 세종문화회관 일대 '포토존' 탈바꿈
인근 주민·직장인은 교통 마비·안전 우려도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유재선 인턴기자= "대기 번호만 8만 번대였는데 기적처럼 여기 오게 됐어요. 지금 너무 흥분되고 행복합니다."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인파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폭발적인 기대감 속에 광장은 이미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팬들의 함성과 설렘이 벌써부터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교통 혼잡과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었다.

◆ "흥분되고 행복하다" 설렘 속에 공연 기다리는 팬들
광장에서 만난 팬들의 얼굴에는 짙은 설렘이 묻어났다.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필리핀에서 날아온 아르셀린(31) 씨는 "티켓팅 당시 대기 번호가 8만 번대였지만 기적처럼 빈 좌석을 구해 한국에 오게 됐다"며 "지금 너무 흥분되고 행복하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또한 "사람이 너무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현장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된 것을 보니 오히려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한국 정부가 보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내일 공연도 성공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거리 곳곳에는 경찰 인력이 배치돼 통제하고 있었다. 무장하고 순찰을 도는 경찰특공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축제의 열기는 팬덤을 넘어 일반 관광객과 시민들에게도 번졌다.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나베타니(52) 씨는 "BTS 팬은 아니지만 여행 시기가 겹쳐 기념 삼아 구경을 왔다"며 "이곳에 서 있으니 그들이 얼마나 엄청난 슈퍼스타인지 실감하게 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광장 중앙에 뼈대를 드러낸 거대한 무대 구조물도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60대 이모 씨는 "친구들 단체 채팅방에 자랑하려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실제로 보니 무대를 정말 멋지게 짓고 있다"며 감탄했다.
경북 영천에서 체험학습을 온 고등학생 김범주(17) 군도 "벌써부터 설치된 무대와 촬영 기기들을 보니 덩달아 신나는 기분"이라며 웃어 보였다.
공연 당일의 '인산인해'를 피하기 위해 하루 일찍 광장을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마포구 주민인 40대 A씨는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분위기도 궁금해 미리 와봤다"며 "학교에는 '내일 광화문에 가지 말라'는 공문까지 내려왔을 정도이다"고 전했다.
광화문광장에 인파가 몰리자 발걸음은 자연스레 경복궁으로도 이어졌다. 교대의식을 앞둔 흥례문 앞에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빼곡히 늘어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복궁 관계자는 "이 정도 인파면 주말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 "공권력 투입되는 게 맞나"…교통 마비·안전 우려 목소리도
화려한 축제 이면에는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의 피로감도 교차했다. 26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통 대란과 안전 문제에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광화문 인근 주민 최모 씨는 "특정 가수 공연에 막대한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인원 통제는 주최 측에서 사설 경호원을 고용해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교통이 전면 마비되는 것도 큰 문제다. 만약 통제 시간에 집에 불이라도 나면 소방차가 제때 들어올 수 있을지 무섭다"고 말했다.
퇴근길 대란을 걱정하는 직장인들의 한숨도 깊다. 인근에서 근무하는 윤수정(32) 씨는 "오늘 밤부터 당장 교통 통제가 시작된다는데 퇴근길이 막막하다"며 "회사에서는 조기 퇴근 지침 대신 '자율적으로 연차를 사용하라'는 공지만 내려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대규모 인파 밀집에 따른 사고 우려도 나왔다. 직장인 고영주(30) 씨는 "26만명이라는 인원을 이 공간이 모두 수용하고 통제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과거 이태원 참사 같은 비극 없이 무사히 안전하게 행사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고 말했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