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사업 확대에 따른 지배구조 점검 차원"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NH투자증권이 정기 주주총회를 보름 앞두고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중단하고 지배구조 재검토에 들어갔다.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를 앞둔 상황에서 대표 선임을 미루는 것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시장에서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을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단독 대표 체제 유지 여부와 공동대표·각자대표 체제 도입 가능성 등 지배구조 체제 전환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안)'에 따르면 경영승계 절차는 통상 CEO 임기 만료 40일 전에 시작된다. 윤병운 대표의 임기가 이달 1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만큼 회사는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해 왔다.
시장에서는 IMA 사업 인가를 앞둔 상황에서 경영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윤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윤 대표는 기업금융(IB) 부문 출신으로 IB1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또한 그는 취임 이후 IB 부문 경쟁력 강화와 자본 확충 등을 추진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대표이사 직속 IMA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조직 정비와 자본 기반 마련 등 IMA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핵심 신규 사업 인가를 앞둔 상황에서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체제 자체를 재검토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사업 규모 확대와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지배구조 점검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와 리테일 등 사업 규모가 커지고 금융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재 지배구조가 적절한지 점검해 보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논의를 먼저 정리한 뒤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며 "체제가 확정되면 임추위도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단독대표 체제 유지 여부를 포함해 다양한 경영 구조를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단독대표 체제지만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 각자대표나 공동대표 체제로 가는 것이 좋을지 등을 모두 열어두고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농협금융그룹 조직 개편 논의와 맞물려 인사 결정이 미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농협중앙회의 계열사 인사 개입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농협 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구조로 중앙회의 영향력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NH투자증권 대표 인선 과정에서도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간 이견이 드러난 전례가 있다. 2024년 대표 선임 당시 중앙회 측이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지만, 농협금융 임추위가 독립성을 이유로 윤병운 대표를 선택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정부 특별감사에서도 농협중앙회 핵심 인사들의 비위 의혹과 함께 계열사 인사 개입 문제가 지적되며 농협 조직 전반의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이사회가 대표 선임 절차의 속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결정이 농협 개혁 논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개혁 논의는 이번 사안과 별개의 문제로 대표 선임 일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체제를 확정한 뒤 임추위를 재가동하고 대표 후보 추천 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