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법 체계로 편입"…국내 서버 가공 후 반출
애플 등 추가 해외업체 반출, 협의체 검토
상반기 내 구글 실시간 경로 안내 이용 가능성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1대 5000 축척의 국가기본도 일부를 구글에 조건부로 반출하기로 하면서 국내에서도 구글 지도 기반 내비게이션 서비스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국가안보 우려로 제한돼 온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이전이 허용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편의 개선과 위치기반서비스(LBS)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군사·보안시설 노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위성·항공영상 보안 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내 데이터 가공 ▲긴급 차단 장치(레드버튼) 도입 등 강화된 조건이 부과됐다. 정부의 검증 절차를 거쳐 보안 조치가 완료된 데이터에 한해 제한적으로 반출이 허용되며,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상반기 내 구글의 서비스 적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 "관광 활성화 기대"…산업 영향은 별도 과제
27일 경기도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열린 '지도 국외반출 협의체 개최 결과 관련 백브리핑'에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에 필요한 '기본 바탕지도'와 '교통 네트워크 데이터'에 한해 반출을 허가하기로 의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던 구글 지도 기반 길찾기·내비게이션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구글은 저해상도 지도와 이미지 기반 서비스만 제공해 왔으며, 도로망 등 네트워크 데이터가 없어 실시간 경로 안내 기능은 지원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외국인 관광객 편의가 개선되고 위치기반 서비스 시장 확대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은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구글 지도가 한국에서 제한적으로 작동하면서 관광객 불편이 제기돼 왔다.
다만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정량적 분석까지 이뤄지진 않았다"면서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업 육성·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측에도 국내 산업과의 상생 방안을 적극 강구·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열리면 관광·유통 등 연관 산업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국내 지도·모빌리티 기업과의 경쟁 구도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시점에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구글 지도 사용이 용이해지면 관광 편의성 개선과 소비 확대 측면에서는 분명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법 체계로 편입"…국내 서버 가공 후 반출 '레드버튼' 도입
정부는 반출 허가의 전제로 ▲위성·항공영상 보안처리 ▲군사·보안시설 가림 ▲좌표 표시 제거 또는 제한 ▲국내 서버에서의 원본 데이터 가공 ▲보안사고 대응 체계 구축 등을 의무화했다.
특히 군사시설과 청와대 등 국가 주요 보안시설은 관계기관 기준에 따라 가림 처리된다. 앞서 청와대 위성영상 노출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 요청에 따라 보완 조치가 이뤄졌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현재 일부 이미지가 해상도 차이로 노출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국내 기준에 부합하는 저해상도 영상이 적용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출 데이터는 구글이 필요로 하는 범위로 한정된다. 국가기본도에 포함된 1000여개 속성 정보 전체가 아니라, 내비게이션에 필요한 도로망과 기본 지도 정보만 제공된다. 등고선 등 3차원 높이 정보와 지하·국가핵심시설 관련 정보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3차원 높이 정보는 군사 활동과 직결될 수 있어 국내에서도 엄격히 제한되는 자료다.
이번 허가의 핵심은 '국내 서버 처리'다. 원본 데이터는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에서 가공·보안처리한 뒤 정부 검토·확인을 거쳐야만 해외로 반출된다. 단순히 해외 기업이 국내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내법이 적용되는 서버에서 민감 정보를 선(先) 처리함으로써 통제권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보안사고에 대비해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도 수립된다. 국가안보상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특정 기능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이른바 '레드버튼' 기술적 조치도 구현하도록 했다. 또 한국 지도 전담관을 국내에 상주시켜 정부와 상시 소통 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정부는 조건을 지속적·심각하게 위반할 경우 허가를 중단·회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자적 파일의 물리적 회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반출 데이터를 활용한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제재가 이뤄진다.
향후 추가적인 고정밀 데이터나 3차원 공간정보 반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이번에 허용된 데이터는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에 필요한 범위로 엄격히 한정된다"며 "고해상도 3차원 정보나 안보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반출 이후에도 정기 점검과 수시 협의를 통해 조건 이행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관계기관 합동 점검을 실시하고, 기술적 보완이 요구되면 즉각 개선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min72@newspim.com












